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코스피 5000’ 달성을 공언하고, 증시 부양책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국내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졌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5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전날 개인 순매수 1위 ETF는 코스피200선물의 하루 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집계됐다. 개인들은 이 ETF를 63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2위는 코스피200 선물의 하루 하락률을 따라가는 ‘KODEX 인버스’(180억원)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개인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을 613억원, KODEX 인버스는 147억원씩 순매도했다. 그런데 전날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다른 지수 하락 추종 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와 ‘TIGER 인버스’ ETF도 각각 전날 32억원, 7억원씩 사들였다.
반대로 이 기간 개인들이 68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던 ‘KODEX 레버리지’ 상품은 전날 1142억원어치를 팔았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오르자, 빠르게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단기간 상승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오전 11시 3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장중 2831.11까지 오르며 전날에 이어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 이후 인공지능(AI)·바이오·콘텐츠·방산 등 미래 전략산업 육성과 중소벤처 지원 및 과학기술 생태계 마련, 중소기업 지원 과정에서 수혜를 모색할 수 있다”며 “통화와 재정정책 조합은 유동성 장세를 의미하며 중소형과 성장주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발(發) 관세 충격 등 대외 리스크가 남아있어 증시가 당분간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축 기조일 것”이라며 “코스피 상단은 제한적이고, 하단은 2400포인트를 지지하는 횡보장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 주식 전략 차원에서 건강관리,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통신과 같은 성장주이자 방어주 컨셉을 가진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