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생성형 AI 챗GPT로 ‘지브리풍 그림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으로 바꾸는 것인데, 사용자가 몰리자 챗GPT 운영사인 오픈AI CEO(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챗GPT 부품이 녹아내린다”고 말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릴 정도로 서버가 과부화했다는 비유적 표현이었다. 지브리풍 이미지 10장을 만드는 데 전력이 29와트시(Wh)가 소모되는데, 이는 스마트폰 한 대를 충전하는 것보다 많은 양이라고 한다.
AI가 일상생활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전력난’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 수요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글로벌 4.3%, 미국 3%로 AI 수요와 함께 크게 증가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AI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는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의 황현수 과장과 함께 투자 아이디어를 들어봤다. 황 과장은 원자력 기업의 투자 가치를 높게 봤다. 황 과장은 “원자력은 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으며 전력 생산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다”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게 원자력”이라고 했다.
또한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SMR(소형모듈원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과장은 “설치 방식이 모듈 조립식이라 대형 원전 대비 빠르게 건설할 수 있다”며 “24시간 내내 가동돼야 하는 데이터센터와 비슷한 출력량(20~300MW)을 낸다”고 했다. 그는 “SMR의 경우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단순히 원자력 발전이 아닌, 채굴-농축-건설-신기술(SMR)-운영 등 원자력 전반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런 원자력 밸류체인이 잘 갖춰진 국가는 미국이다. 보유한 원전의 규모가 크고 지속적으로 원전을 유지·보수하고 있으며 글로벌 교역의 연결 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SMR 부문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현재 3.5세대 SMR과 4세대 SMR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민간 기업이 많고 가장 빠른 상용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황 과장은 “미국은 SMR과 관련해 기술 주도권과 수출 확장성, 공급망 자립성, 지정학적 신뢰를 갖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수익화가 가능한 밸류체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