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사 로켓랩 주식교환과 관련해 토스증권의 법률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광장이 최근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토스증권은 로켓랩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식교환을 양도 거래로 간주하고 투자자 보유 주식을 전산상 매도·매수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에게 예상치 못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장은 지난달 30일 로켓랩 재상장 관련 자문을 맡은 증권사들에 해당 안건에 대한 유권해석을 국세청에 요청했다고 안내했다. 이들 증권사는 유권해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로켓랩의 권리처리를 보류한 상황이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 USA는 올해 5월 8일(현지시각) 지주회사로 재편한다고 발표한 뒤 같은 달 23일 지주회사인 로켓랩 코퍼레이션(Rocket Lab Corporation)의 자회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유통되던 로켓랩 USA의 보통주는 상장폐지가 됐고, 로켓랩 코퍼레이션 주식으로 다시 교부됐다. 티커명은 RKLB로 동일하다.
미국은 기업 구조 변경에 따른 주식교환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전산상 구주를 매도하고 신주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주식교환을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평단가와 매매 가격 사이에 차익이 있으면 양도세가 발생한다. 로켓랩의 경우 주식 교환일이었던 5월 23일 종가인 25.42달러가 매매 가격이 된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주식교환이 양도 또는 단순 교환인지 판단하기 위해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는다. 토스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005940),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등 국내 대부분 증권사가 광장 자문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은 이번 권리변경을 ‘양도 거래’로 판단했고, 자문을 받은 증권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양도세 과세 방식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로켓랩 재상장을 처리한 토스증권에 대해 “회사가 고객 주식을 멋대로 매매하면서 공제금액 250만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했고, 과도한 세금을 내게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마다 권리 처리 방식이 달랐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은 이번 권리변경을 단순한 주식 교환으로 간주해 기존 평단가와 매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 경우 양도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두 방법 모두 향후 주식을 매도하면서 발생하는 양도세 총액은 동일하다. 재상장 과정에서 양도 거래로 먼저 처리된 경우 25.42달러를 기준으로 발생한 차익에 대한 세금을 부분적으로 먼저 낸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과세 범위에서 투자해온 일부 투자자로선 예상치 못한 세금이 발생한 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토스증권이 권리 처리 과정에서 투자자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토스증권은 5월 2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로켓랩 재상장에 따른 양도세 부과 가능성을 설명했지만, 같은 달 27일 투자자에게 발송한 문자 메시지에는 세금 발생 가능성에 대한 안내를 포함하지 않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아직 처리를 진행 중인 증권사들은 광장이 국세청에 요청한 유권해석 결과를 보고 권리변경과 관련한 세금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미 권리처리를 마친 키움증권은 지난달 29일 로켓랩 권리변경을 ‘양도’로 처리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고, 토스증권은 국세청의 해석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권해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민원이 계속 나오니 광장에서도 향후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질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문을 받는 증권사들은 6월 초에 해석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고, 양도 또는 다르게 처리하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세청의 유권해석 결과는 향후 해외주식 권리변경 시 세금을 어떻게 부과할지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광장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개별 수임 여부나 자문 내용 등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며 “국세청 유권해석 질의 사안도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