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액 800억원의 변압기 전문 업체 파워맥스가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테넷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다. 기업가치는 2000억원 수준으로, 테넷EP는 설립 2년차에 천억원대 M&A 딜을 성사시키게 됐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넷EP는 이달 중순 파워맥스 지분 90%에 대한 인수를 완료했다. 창업주인 장세창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80%와 재무적투자자(FI) 카스피안캐피탈이 보유한 지분 10%를 합쳐 총 90%를 인수했다.
테넷EP는 당초 인수대금의 절반을 프로젝트펀드로,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출자자(LP)들이 파워맥스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전체 인수대금의 80% 이상을 에쿼티(지분)로 투입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펀드 LP로는 연기금과 대형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최대주주인 장세창 회장과 장동진 사장은 경영권 매각 후에도 회사에 남아 경영 및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장 회장은 테넷EP가 파워맥스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대금 일부를 재출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오너가 기업을 매각한 후에도 밸류업을 노리며 재출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테넷EP는 지난 2024년 1월 심진보 대표가 설립한 신생 PE다. 설립 첫해인 작년 변압기 회사를 한 차례 인수한 바 있다. 해당 기업의 몸값은 500억원 미만이었다. 이번 파워맥스 인수는 지난해에 이어 테넷EP가 두번째로 수행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이다. 2년 연속으로 변압기 업체를 인수한 것이다.
파워맥스는 이천전기공업을 모태로 2000년 설립된 회사다. 변압기, 발전기, 개폐기 등의 전력기기를 국내외 고객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전력기기 사업과 더불어 태양광 발전용 인버터 시스템 및 ESS 시스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파워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797억원, 영업이익은 193억원이었다.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액은 63%, 영업익은 197% 급증했다.
변압기 시장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인구 대국의 전력 수요 증가로 변압기 관련 기업들의 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작년 초와 비교해 주가가 4.5배나 오른 상태다. LS일렉트릭 주가는 같은 기간 3.4배 올랐다. 일진전기 주가는 2.6배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