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CC 코스 모습. /중부CC 홈페이지

애경그룹 계열 골프장 중부컨트리클럽(CC)을 더시에나그룹이 품는다.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부CC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최근 더시에나그룹을 중부C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하고 결과를 통보했다.

가격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중부CC가 18홀짜리 구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홀당 약 110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더시에나그룹이 지급한 이행보증금은 60억원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이행보증금은 에쿼티(지분) 거래가의 5% 수준”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더시에나그룹은 12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800억원을 회원권 부채 등으로 조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중부CC 매각대금 전액은 모회사인 애경케미칼에 들어간다. 애경케미칼은 중부CC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애경그룹은 중부CC를 팔고 나서 매각대금을 지주사 AK홀딩스에 올리는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AK홀딩스는 애경케미칼 지분 60%를 갖고 있다.

이번 중부CC 인수전에는 금호석유화학 자회사 금호리조트, 이수그룹, 삼천리 등 자금력을 갖춘 후보들이 뛰어들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더시에나그룹이 제시한 2000억원 수준의 가격이 가장 높았고, 결국 더시에나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중부CC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더시에나그룹은 제주도 더시에나CC와 리조트, 더시에나 삼척 리조트 등을 갖고 있는 회사다. 수억원짜리 리조트 회원권을 분양했는데, 당시 수분양자들에게 수도권 골프장도 같이 이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더시에나그룹은 이 때문에 지난 4월 스톤브릿지자산운용으로부터 경기 여주 세라지오GC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라지오GC의 위탁 운영을 맡고 있던 카카오VX 인수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결국 위약금을 카카오VX에 물어주고 세라지오GC만 사기로 한 것이다. 인수가는 홀당 100억원 이상이었다.

중부CC 우협이 선정된 만큼,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빠르면 6월 둘째 주 예비입찰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AK홀딩스는 중부CC가 비싼 값에 잘 팔리면 애경산업 매각은 철회하는 방안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획을 변경해 둘 다 팔기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에서 원하는 애경산업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