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금리 인상이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금리가 올라 미국 국채의 매력이 떨어지면 결국 미국 대출 금리가 상승해 소비자 가계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경고다.

미국 달러화 지폐들./X 캡처

하나증권은 29일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 전환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장기 국채 금리 급등과 높은 환 헷지 비용으로 최근 일본 투자자들 입장에서 미국 장기 국채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면서 “일본이 미국 관세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미국채 매도 카드를 만질 가능성도 있어 미국 국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인 일본과 중국은 2008년 이후 보유액을 계속 줄여오고 있다. 두 나라의 전체 미국채 비중은 약 5.2%이며 외국인 보유 물량 내에서는 21%를 차지한다. 이들이 미국채를 외면하게 되면, 미국 입장에서는 중요한 외국 자금원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미국의 부채, 금리, 주식시장과 소비자 가계비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게 이 연구원 판단이다.

미국 정부가 국채를 팔기 어려워지면 금리가 오르고, 이는 곧 모기지 이자율, 신용카드 대출 금리, 기업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동시에 정부가 이자비용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교육과 국방 등 공공 지출은 삭감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향후 수조 달러의 부채를 상환하거나 재융자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필수적인 장기물 발행이 금리 상승으로 어려워질 수 있단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일본이 더 이상 예측 가능한 경제 구조가 아니게 된 만큼, 이 영향이 미국과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단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실제 엔화 강세 시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