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27일 10시 2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년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0%대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전담 인력의 연쇄 이탈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운용은 급하게 인력 충원에 나섰지만, 리츠 사업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미래에셋운용에서 리츠 운용을 담당하던 김 모 매니저가 퇴사하면서 회사 내 전문 운용 인력이 5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7월 초까지 리츠운용본부 내 전문 운용역은 8명이었지만, 10개월 새 이직을 이유로 3명이 퇴사했다.
리츠는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매 수익을 배당금으로 다시 배분하는 상품이다. 자기관리리츠가 아니면 일반적으로 자산관리회사(AMC)가 리츠가 가진 자산을 대신 굴리고 관리하며, 임대·매각·수익 배분 등 실질적인 운영을 맡는다.
미래에셋은 2018년부터 리츠 AMC를 겸업하고 있다. AMC는 현행법상 상근 자산운용 전문인력 5인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미래에셋에서 전문 운용역이 한 명 더 이탈한 후 60일 내 인력 충원이 되지 않으면 설립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 운용사 리츠 사업 자체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미래에셋의 AMC 인력은 타사와 비교해도 적은 편이다. 한화리츠(451800)의 AMC인 한화자산운용과 NH프라임리츠(338100) 등을 관리하는 NH농협리츠운용의 전문인력은 각각 9명, 8명이다. 현재 미래에셋의 리츠운용본부 임직원은 총 6명으로, 경력직 면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23일부터는 리츠운용본부 신입 채용도 별도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2020년 ‘미래에셋맵스리츠’ 상장을 시작으로 리츠 사업 확대에 나섰다.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해외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 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를 선보였는데, 당시 753.4 대 1로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 리츠의 2020년 말 수탁자산(AUM)은 2968억원에서 1년 만에 5544억원으로 급증하고, 시장 점유율도 0.5%에서 0.7%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후 3년간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금리 인상 등으로 리츠 시장이 악화한 영향도 있지만, 미래에셋의 리츠 시장 점유율은 2022년 0.6%로 소폭 감소한 뒤 지난해 말까지 변동이 없다. 작년 AUM(6141억원) 규모는 전체 AMC 63곳 중 27위로, 2021년 22위에서 다섯 계단 내려왔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 리츠 부문의 실적 부진과 인력 이탈이 2022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가 무산된 이후 확장 동력이 끊긴 데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당시 미래에셋은 매각 측인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에 인수 가격으로 4조1000억원을 제시하며 ‘미래에셋 세이지리츠’를 통해 7000억원을 조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영업인가를 받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다. 현재 미래에셋은 브룩필드와 2000억원의 이행 보증금 반환 문제를 두고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서 소송 중이다.
한 리츠 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이 IFC를 못 담은 이후 (리츠 부서가) 계속 문제 많은 부서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여기에 개인 실적이 좋지 못한 직원들을 리츠 부서로 보낸다는 말까지 돌아 옮기길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두 상장 리츠는 최근 1년간 신규 투자 없이 운영되고 있다. 신규 자산 발굴이나 구조화 경험이 중요한 리츠 운용역 입장에서는 이러한 관리 중심 업무가 이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당장 리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 다방면으로 신규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국내외 리츠 투자 유치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것들이 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가시화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최근 전문인력 감소는 내부 이슈 때문은 아니고, 매니저급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활발하게 이직 활동을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