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철원

올 들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4370억달러(약 600조원)가 유입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영향이다. 자금 유입 추세가 유지될 경우 미국 ETF 시장은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데이터 정보 업체인 베타파이의 토드 로젠블루스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했다.

올해 미국 ETF 자금은 주식형, 채권형 가리지 않고 고르게 유입됐다. 가장 큰 수혜자는 뱅가드의 S&P500 ETF인 VOO였다. 올 들어 650억달러가 유입돼 운용 자산 기준으로 세계 최대 ETF로 올라섰다.

채권형 ETF 중에서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0~3개월 국채 ETF’가 170억달러로 ETF 중 올해 둘째로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

미국 ETF 인기는 은퇴자들 사이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의 액티브 주식 ETF는 안정적인 배당과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베이비붐 세대의 캔디’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다.

ETF 시장의 확대는 블랙록, 피델리티 등 대형 자산운용사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최고경영자)는 “미국 머니마켓펀드에만 11조달러가 쌓여 있다”며 “불확실성 국면에서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피델리티는 ETF 라인업을 적극 확대 중이며, 다수의 펀드 운용사는 기존 뮤추얼펀드를 ETF로 바꿔 등록하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