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연초부터 중화권 증시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미들이 중화권으로 몰리자 증권업계도 관련 이벤트에 나섰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중국·홍콩 증시 보관액은 34억7385만달러(약 4조7835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1월 말 26억3680만달러(약 3조6612억원)에서 4개월 만에 1조원 넘게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중화권 증시 대표주인 샤오미와 비야디(BYD), 알리바바를 총 3억6493만달러(약 5028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특히 지난 20일 상장한 CATL을 이틀간 4056만달러(약 5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CATL은 단숨에 올해 홍콩 주식 순매수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7%, 27%씩 상승하며 강세다. 올해 1월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 기술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친 것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한때 급락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중화권 증시에 투자자가 몰리자 증권사들도 잇따라 관련 이벤트를 열며 모객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30일까지 ‘홍콩·중국 주식 매수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홍콩과 중국 상장 주식을 100만원 이상 매수한 고객 중 2000명을 추첨해 투자지원금 3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수수료 기획전’을 열고 내달 30일까지 신규 회원에 대해 중국과 홍콩을 포함한 해외 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1년간 면제한다. 환전우대율 95%도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연착륙하면서 증시가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주도로 육성되는 업종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 투자가 정부 주도하에 적극 추진되면서 본격적인 양산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정부로선 실물경제와 증시 반등을 모두 견인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정보통신(IT) 등 정책 주도형 투자가 견조하다”며 “다만 부동산을 포함한 민간투자 회복은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