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최근 해운·항공주가 급등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해운·항공 관련주 15개로 구성된 KRX 운송 지수는 5월 들어 이날까지 12.44% 상승했다. 이는 KRX 업종 지수 가운데 KRX 증권(13.51%), KRX 유틸리티(12.49%)에 이어 셋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해운주의 강세 배경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미·중 간 관세 전쟁의 완화 조짐이 꼽힌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크게 오른 것은 미·중 제네바 합의 이후 그간 지연됐던 해운 수요가 빠르게 유입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HMM이 5월 들어 21.03% 올라 주요 해운주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세방(11.67%)과 팬오션(6.45%)도 상승세를 보였다. 팬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93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8%, 15.4% 증가했다.
항공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진칼은 호반건설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부각되며 이달 들어 43.52% 급등했고, 대한항공(5.49%), 아시아나항공(2.85%)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말 1420~1440원대를 오가던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 1400원 아래로 내려온 점이 호재다. 항공사는 각종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하락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를 감안하면 하반기 항공 업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