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황금연휴’를 포함한 기간에 국내 카드 사용액보다 해외 카드 사용액이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긴 연휴가 내수를 살리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주말인 3∼4일부터 어린이날·석가탄신일(5일), 어린이날 대체휴일(6일) 등 나흘 연휴가 이어졌는데, 직장인은 2일에 휴가를 내면 근로자의날(1일)부터 엿새를 쉴 수 있었다.
19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신한카드 개인 이용자들이 이달 1~6일 국내 주요 업종에서 결제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금액은 전년보다 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업종은 음식점·카페·편의점·백화점·대형 마트·주유·놀이공원 등이 대상이다. 이용액은 소폭 늘었지만, 이용 건수나 이용자 수는 오히려 각각 2.1%, 2.3% 줄었다. 물가가 오르면서 건당 결제 금액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에서 카드 이용액은 더 크게 늘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개인의 신용·체크 카드 결제액 중 1~6일 해외 오프라인 매출에서 쓴 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17.5% 늘었다. 이용 건수(20.1%)나, 이용 회원 수(13.7%)도 모두 크게 늘었다. 실제 이 기간 해외를 찾은 사람도 전년에 비해 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147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당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의 패키지 해외여행 예약자가 전년보다 30~40%씩 증가하기도 했다.
앞서 올해 1월 설 연휴에도 정부가 1월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1월 25~30일 엿새간의 황금 연휴가 생겼지만, 결과적으로는 해외 여행객만 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7만5100명으로 전년보다 7.3% 늘어난 반면, 임시 공휴일이 포함된 1월 24~31일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 대비 34% 감소하면서 국내 소비는 오히려 위축됐다.
관광 바우처 등 국내 소비를 늘릴 대책이 함께 나오지 않으면, 단순히 긴 연휴만으로는 내수 진작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