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을 임시 휴전하기로 하면서 뉴욕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안도 랠리를 보인 한 주였다. 다만 상승세가 가팔랐던 탓에 뒷심은 부족했다. 지난주(5월 12~16일) 코스피지수는 2593.94로 출발했다. 14일 장 중 2646.01까지 올랐다가 16일 2626.87로 마무리했다. 코스닥지수는 724.47로 시작해 14일 739.05까지 상승한 뒤 16일 725.07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5월 19~23일)도 예고된 큰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은 눈치 보기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올랐는데, 그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4년 이후로 코스피지수가 6주 연속 상승한 적은 없었다.
미·중 간 무역 합의에 이어 기업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경제 지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와 맞물린 물가와 고용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결국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15일(현지시각) 연설에서 구체적인 금리 방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더 빈번하고 지속적인 공급 충격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을 수 있다”며 장기 금리가 기대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석은 분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편·상호관세 충격 이후 물가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안심하기 어렵다. PPI의 경우 3월 확정치가 크게 하향 조정된 측면이 있어서 그렇다. 미국 월마트를 시작으로 가격 인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제 관세 성적표를 확인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반대로 올해 하반기에도 명확한 관세율을 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들이 가격 인상보다 고용·투자 축소로 대응해야 하면 연준도 금리 인하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물가는 우려만큼 오르지 않고 고용은 점차 약화하면, 가을쯤엔 결국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언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은 선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 정부가 재정을 확대하고, 한국은행이 경기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 후 공세적 재정과 통화 부양,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탈피를 위한 시장 친화적 정책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420원대에서 지난 16일 1389.6원까지 내려오면서 증시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6000억원 가까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월간 기준으로 10개월 만에 외국인 순매수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조정 가능성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동시에 수출 부담을 야기한다”며 “올해 상반기 조선·방산 중심에서 내수주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종목 등으로 순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