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개인 ‘큰손’으로 활동하는 김성호 리뉴메디칼 대표가 사료 및 동물약품 제조기업 진바이오텍(086060) 지분을 5% 넘게 사들였다. 1년여간 투자했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유아이디(069330)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그 자금을 고스란히 투자한 것이다.

그는 공시에서 보유 목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영 참여를 염두에 두고 지분을 매입한 상황이다. 리뉴메디칼의 우회 상장 가능성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뉴메디칼 로고. /리뉴메디칼 제공

김성호 대표와 리뉴메디칼은 이달 13일 15억4000만원 규모의 진바이오텍 주식 44만8785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진바이오텍 지분 5.2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인 이찬호 진바이오텍 대표(28.09%)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김 대표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 위주로 투자하며 수익을 올려온 ‘큰손’ 투자자다. 2020년 10~12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원금속(018500) 주식을 18억원 규모로 사들이며 지분 5.63% 확보한 김 대표는 다음 해 2월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매수 당시만 해도 1주당 690~700원 수준이던 주식을 1주당 1095원에 팔아 약 1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작년 초부터는 코스닥 상장사 유아이디에 투자하기 시작해 2대주주로 오른 후 올해 3월 14.15%까지 보유 지분을 늘렸다.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이었다. 평균 매수가 기준 약 3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던 중 지난달 유아이디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김 대표는 같은 달 보유 주식을 모두 장내 매도해 7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뒀다.

김 대표는 스위스의 재생 치의학 기업인 가이스트리히(Geistlich) 한국지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9년 치과 의료기기 기업 리뉴메디칼을 설립했다. 리뉴메디칼은 골이식재 생산 및 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현재 2027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기업 투자를 하던 김 대표가 이번엔 리뉴메디칼 명의로 진바이오텍 지분을 인수한 배경에는 상장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을 고려하면 기존 상장사와의 합병 등을 통한 우회 상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재 리뉴메디칼은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리뉴메디칼 관계자는 “진바이오텍의 경우 현재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해 (경영진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향후 진바이오텍과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되면 지분 투자를 이어가고, 보유 목적도 (경영 참여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뉴메디칼의 실적은 꾸준히 성장세다. 지난해 매출액 173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7%, 19.65%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는 매출액 351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회사는 치과 외에 정형외과·성형외과 등 의료기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의약 분야에 진출해 외형 성장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