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14일 16시 4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렸던 2017년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던 성지건설 주가를 끌어올린 세력이 현재 상지건설(042940) 주가를 급등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성지건설 투자자였던 인물이 현재 상지건설 임원으로 재직 중이고, 현재 상지건설의 주주 중에는 성지건설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투자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지건설 투자자 중 일부는 과거 기업사냥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관련 기사☞‘이재명 테마’로 대박 예고한 상지건설 CB... 투자자 리스트에 기업사냥꾼도 있다).
상지건설 상황에 정통하다고 밝힌 A씨는 “8년 전 성지건설 주가를 띄운 황모, 홍모, 위모씨 등이 이번 상지건설 폭등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익명의 제보 등을 종합하면, 2017년 이재명 테마주로 엮였던 성지건설의 투자사와 관계자 일부가 현재 상지건설에서 주주·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였던 성지건설은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을 한 달여 앞둔 그해 1월 이 후보의 처남인 김모씨를 이사로 선임하면서 정치 테마주에 포함됐다. 성지건설은 이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의 횡령으로 손실을 보고 2018년 상장폐지됐다.
A씨는 “당시 성지건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인물들이 (성지건설을 정치 테마주로 만들고자) 의도적으로 김모씨를 영입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성지건설 인수 자금을 빌려주고 담보로 받은 주식을 처분해 큰 수익을 낸 사채업자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언급한 ‘실질적 지배자들’은 성지건설이 이 후보의 처남을 영입하기 한 달 전에 등장한다. 원래 성지건설의 대주주였던 대원·아이비클럽은 2016년 5월 ‘아이비팜홀딩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전제로 한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아이비팜홀딩스는 그해 7월 성지건설 주식 4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성지건설 인수에는 에스에스아이파트너스(현 카일룸파트너스)와 제미니투자 등 재무적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지분 약 5%씩을 매입해 아이비팜홀딩스의 성지건설 경영권 인수를 지원했다. 이들 재무적투자자는 8년 후 상지건설에도 다시 등장한다. 단, 외부에서 자신들을 인지하지 못하게 사명을 변경했다. 에스에스아이파트너스는 회사 이름을 카일룸파트너스로 바꾸고 현재 상지건설의 주주사 중 한 곳이 됐다. 또 제미니투자의 임원이었던 송모씨와 고모씨가 현재 상지건설에서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선비즈는 상지건설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상지건설 관계자는 “해당 임원은 현재 부재중이라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카일룸파트너스에 대해서는 “현재 상지건설의 주요 주주는 아니다”라고 전해왔다.
추후 상지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투자사로 지칭된 제미니투자에 당사 임원이 근무한 사실은 있으나 해당 임원은 제미니투자가 투자를 결정할 당시에는 근무하지 않았으며 임원으로 선임된 후 해당 투자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또 카일룸파트너스에 대해 “지분율로 환산하면 3%에 해당하는 전환사채 투자자였다”면서 “상지건설의 주주였던 적이 없고, 현재 주요주주가 아니다”라고 했다.
상지건설 주가는 올해 4월 1일 종가 기준 3165원에서 현재 4만1850원(5월 14일 종가)으로 한 달여 만에 14배 급등했다. 주가 급등으로 이득을 보는 이는 기존 상지건설 투자자와 최근 전환사채(CB)를 매수한 투자자다. 상지건설 CB를 인수한 투자사 4곳 중 한 곳에는 과거 기업사냥꾼 혐의로 처벌받은 인물이 포함돼 있다.
이 인물은 위모씨로 과거에도 홍모, 황모씨 등과 코스닥 기업 인수합병, 주가 급등 등에 관여했다는 것이 제보자 A씨의 주장이다.
상지건설 CB를 인수한 나머지 3곳 가운데 한 곳에서도 과거 성지건설과 관련된 인물이 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A씨는 “아이비팜홀딩스가 성지건설을 인수할 때 자금을 빌려줬던 사채업자의 처남이 상지건설 CB를 받은 투자사에서 근무한다”며 “기업사냥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위모씨와 과거 성지건설을 테마주로 만든 세력이 다시 등장해 CB 물량을 받아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상지건설 발행주식 총수의 60%에 달하는 CB 물량은 오는 22일 상장한다. 이들은 권리공매도가 가능한 20일 차익을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