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로선 앞으로 금리 인하 전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채권 금리 하락)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브라질 헤알화 대비 원화 환율(원·헤알 환율) 강세로 환차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BCB)은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4.75%로 인상했다.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BCB는 앞서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상한 이후 이번에 50bp만 올리면서 속도를 조절했다.
BCB가 다음 통화정책회의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더라도 25bp만 올린 뒤 동결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이번 BCB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문구가 삭제된 점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관련 ‘상승 위험이 더 크다’는 문구는 ‘상승과 하락 위험 모두 높다’로 수정된 점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장기간에 걸친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표현으로 완화된 점 등이 근거다.
BCB가 지난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425bp 인상한 가운데 브라질 국채 금리도 고점을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경로를 미리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며 “인상이 끝나면 이후 동결 또는 인하를 반영해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경향이 크다는 의미”라고 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가 될지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7월부터 프레카토리오(Precatorios·법원 판결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할 채무)로 유동성이 공급될 예정이고, 급여 대출 도입으로 경기 모멘텀(상승 동력)이 아직 살아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다가 2026년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국채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현재 브라질 채권 2억5963만달러(약 3600억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올해 들어 2261만달러(약 30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브라질 채권은 높은 이자 수익률에 더해 한국·브라질 조세 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이 비과세되는 혜택이 있어 인기를 끌었다.
다만 환차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새 한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편성, 주식 자금 유출 압력 완화 등이 원화 강세를 이끌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3분기(7~9월)까지 원·헤알화 기준 환차익 기대치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