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의사를 자진 철회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금융위원회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잠정 연기한다고 2일 공시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상장을 목표로 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2~13일엔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이며 KB증권이 공동주관사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가 합병해 설립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1만1500~1만3500원으로 제시했으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4789억~5622억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 2017억원으로,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이 각 50%씩이다. 회사 측은 이번 공모로 모은 자금을 택배 인프라 확충과 스마트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4∼3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참여도가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는 흥행에 불리한 요소를 다수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자금 회수) 목적이 강한 데다가, 이미 모회사가 상장사라는 점에서 중복상장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롯데쇼핑(023530), 롯데렌탈(현재는 매각), 롯데이노베이션 등 상장 계열사도 공모 당시 주가가 부진했던 전례도 있다.
앞서 또다른 기업공개(IPO) 대어였던 DN솔루션즈도 최근 수요 예측 부진을 이유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공작기계 분야 글로벌 3위 기업인 DN솔루션즈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6만5000~8만9700원으로 제시, 최대 5조6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목표로 했다. 공모 규모만도 최대 1조5000억원을 웃도는 ‘조 단위 대어’였다. 하지만 수요 예측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가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