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국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게 되면 재테크의 방향이 조금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주식처럼 변동성이 크거나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자산은 손대기 두려워지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다줄 자산에 주목하게 된다. 또 소득이 끊기면 건강보험료 같은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절세 혜택도 찾게 된다.

이런 요구를 충족하는 투자 자산은 무엇일까. 최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의 '은퇴스쿨'은 은퇴 설계 전문가 조재영<사진> 웰스에듀 부사장과 함께 관련 주제를 시리즈로 알아봤다. 조 부사장은 삼성생명, NH투자증권 등에서 20년 넘게 재무 설계사로 활동해 온 은퇴 설계 전문가다. 은퇴자에게 적합한 투자 자산을 소개하는 이번 첫 번째 영상의 주제는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다.

◇소액으로 해보는 ‘리츠’ 투자

조 부사장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으면서 금리 인하기에 각광받는 투자 수단인 ‘리츠’를 소개했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할 수도 있다. 여러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오피스 빌딩 같은 곳에 투자하고 여기서 받는 임대료 또는 매각 차익 등 수익의 90% 이상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준다. 조 부사장은 “일반 주식보다 배당성향이 매우 높다”며 “배당금으로 노후 준비를 해보려는 분들께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리츠 24개가 상장돼 있다.

그래픽=김현국

우리가 실제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목돈이 들지만 리츠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조 부사장은 “숙련된 전문가들이 자산을 운용해 준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리츠는 실물 부동산보다 현금화가 쉽다. 유동성이 뛰어나고 각종 비용도 덜 든다. 취득세는 물론 매매 차익에 양도세가 붙지 않는다. 절세 혜택도 있다. 투자 금액 5000만원 한도로 상장 리츠를 3년 이상 보유하면 3년 동안의 배당소득에 대해 9.9%(지방소득세 포함)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단, 거래 증권사에 분리과세를 신청해야 한다.

◇공모가 대비 떨어진 리츠도 수두룩… 신중해야

하지만 리츠 투자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때 재택근무가 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리츠 수익률이 죽을 쑨 것이 대표적이다.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나타내는 리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 부사장은 “공실률이 낮은 자산을 편입하고 있는 리츠에 골라 투자하면 안심할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국내 최대 자산(4조2326억원)을 보유한 SK리츠는 SK, SK하이닉스, SK에너지, SK플랜트 등이 임차하고 있는 건물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임대율이 98.6~100%다. 삼성FN리츠도 비슷하다. 삼성생명보험과 에스원, 삼성화재해상보험이 임차하고 있는 건물에 투자한다. 그래서 임대율이 99.1~100%에 달한다.

그래픽=김현국

그러면서 조 부사장은 지금이 금리 인하기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리츠는 대규모 레버리지(대출)를 활용해 부동산을 사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떨어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리츠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뜻이다.

◇선택지 다양한 미국 이색 리츠

국내 리츠 투자에 대한 불신이 크다면 우리보다 운영 역사가 긴 미국 리츠는 어떨까. 1960년에 리츠를 도입한 미국은 현재 상장 리츠 수만 192개, 시가총액은 약 1845조원에 달한다. 거대한 리츠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대부분 월 배당이라는 점도 은퇴 후 제2의 월급을 만들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한편 미국 리츠는 편입 자산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조 부사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 리츠로 25년 연속 배당 금액이 증가한 리얼티인컴과 통신탑에 투자하는 아메리칸타워(AMT), 우체국이 입주한 건물에만 투자해 재계약률이 거의 100%에 달하는 포스탈 리얼티(PSTL) 등을 추천했다. 조 부사장은 “미국 리츠로는 한국에서는 투자할 수 없는 부동산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며 “다만 환 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은퇴스쿨’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