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철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등으로 개별 주가의 출렁임이 강해지자, 이에 대응하는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 테슬라, 팔란티어 등 출렁임이 강한 테크주에 투자하면서도, 주기적으로 배당처럼 분배금을 받을 수 있게 설계해 주가 하락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커버드콜 ETF가 인기다. 최근엔 금값까지 출렁이자, 커버드콜 방식으로 투자하는 금 ETF도 선보이고 있다.

그래픽=이철원

◇한 달간 6200억 넘게 유입

24일 국내 ETF 정보 사이트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23일까지 한 달간 국내 주요 커버드콜 ETF에는 6265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인공지능(AI) 관련 ETF에 들어온 588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커버드콜이란, 주식을 갖고 있으면서 그 주식에 대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을 팔아서 매달, 매주, 매일 등의 단위로 배당처럼 일정한 수익이 들어오게 투자 설계를 하는 전략이다. 콜옵션을 팔면 주가가 다소 하락하거나 횡보할 때는 매수자에게 비용(프리미엄)을 받아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주가가 크게 오를 때는 수익이 제한된다.

기존 커버드콜 ETF는 코스피·S&P500같이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슬라·팔란티어 같은 특정 종목이나 금 같은 원자재로 확장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22일 ‘SOL 팔란티어 커버드콜OTM채권혼합’ ‘SOL 팔란티어 미국채커버드콜혼합’ ETF를 상장했다고 밝혔다. 두 상품은 모두 팔란티어 상승에 베팅하면서도 커버드콜 전략으로 연 10% 이상 배당률을 추구한다.

앞서 신한운용은 금을 기초로 한 ‘SOL 골드커버드콜액티브 ETF’를 상장했는데, 약 한 달 만에 11%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금 현물 가격 상승 폭(9.8%)보다 높았다. 김기덕 신한운용 퀀트&ETF운용본부장은 “이 ETF는 금 가격 상승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변동성을 월 배당을 통해 완충해서 금 투자에 안정성을 더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팔란티어 커버드콜 ETF에 대해선 “팔란티어 주가가 단기 급등할 경우 수익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가 상승 수익과 배당 수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은 2월 ‘RISE 테슬라 미국채타겟커버드콜혼합(합성) ETF’를 출시했다. 테슬라 주가 변동성을 안정적인 미국 국채와 결합해서 변동성을 줄이는 한편, 커버드콜 전략으로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연 15% 넘는 고배당도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는 빅테크(대형 기술주)도 커버드콜 방식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결국 빅테크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으면서, 하락 가능성은 콜옵션 매도로 배당처럼 들어오는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상장한 ‘ACE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ETF’와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ETF’ 등에 대해 이달 17일 12번째 분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달 분배율을 포함한 연간 분배율은 15.03~15.10%이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이 ETF들이 기록한 누적 분배금은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고 했다.

운용사들은 이 밖에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5일 연 15%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PLUS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 ETF를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약세장에서는 덜 하락하고, 상승장에서도 일정 수준까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버퍼형 커버드콜 상품인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커버드콜

커버드콜이란 주식을 갖고 있으면서, 그 주식에 대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을 팔아서 수익을 보장하는 전략이다. 주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챙길 수 있고, 주가가 횡보하거나 다소 떨어져도 콜옵션을 팔아서 받는 프리미엄으로 주기적으로 일정하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