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이 분기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코스피가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관세 완화 기대감에 간밤 뉴욕 증시에 훈풍이 불었지만 국내에선 경제 역성장(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하면서 증시가 반등하지 못했다. 이날 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있어 조금 더 두고 보자는 관망 심리도 작동했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3포인트(0.13%) 내린 2522.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전날보다 낮은 2525선에서 출발했다. 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국내총생산(GDP) 역성장 소식에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오후 들어서는 조선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984억, 78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장 내내 꾸준히 파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 홀로 1349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한국 1분기 GDP가 역성장하며 기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자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지속됐다. 1분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날 밤 한미 2+2 통상 협의가 예정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기보단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들어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것은 실적이다. 이날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있었다. SK하이닉스(000660)(-1.3%),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0%)는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달랐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00%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2.45% 상승 마감했다. HD현대중공업 훈풍으로 현대힘스, 한화오션 등 다른 조선주도 상승했다.

다만 최대 매출을 냈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기업들이 많았다.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한 LG전자(066570)(-1.4%)와 현대차(005380)(-0.58%)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삼성SDI(006400)(-2.99%),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3.26%)도 마찬가지였다.

그룹주 중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눈길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다음 주 방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신세계I&C(21.69%), 이마트(3.59%), 신세계(3.01%), 신세계인터내셔날(1.68%)이 일제히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과 같은 726.0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23선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오후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줄여나갔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98억원, 5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315억원 규모로 팔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알테오젠(196170), 에코프로비엠(247540), HLB(028300) 등이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에코프로(086520), 휴젤(145020), 클라시스 등은 상승 마감했다. 이날 파마리서치(214450)는 4.89% 상승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