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코(183300)가 자회사 미코세라믹스의 중복 상장 이슈를 해소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주주들의 반발이 크고 중복 상장 우려가 회사 주가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상황을 회사가 고려한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회사는 미코세라믹스 상장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중복 상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최용하 코미코 대표는 미코세라믹스 대표이사를 겸임하기로 했다. 코미코는 지난 15일 여문원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함에 따라 최 대표가 미코세라믹스 대표로 선임(겸임)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는 두 회사 간 통합 경영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코세라믹스는 5년 전 미코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된 후 코미코의 자회사가 됐다. 2022년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했다가 당시 LG에너지솔루션 사태가 커지면서 상장을 철회했는데, 올해 다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코미코 주가는 1년 전 8만~9만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증권사들은 코미코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목표 주가를 13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알짜 자회사 미코세라믹스의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자 코미코 주가는 올해 초 3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5만~6만원 수준을 회복했다.
미코세라믹스의 상장 우려가 줄어들면서 코미코 주가는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중복 상장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도 제거됐기 때문이다.
코미코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2884억원에서 지난해 5071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54억원에서 1125억원으로 늘었다.
고가의 반도체 공정 장비 부품을 재생하는 세정·코팅과 반도체 장비용 부품을 제작하는 세라믹 소재 부품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코미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전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코미코 주가가 하락한 주요 원인은 연결 종속 기업인 미코세라믹스의 상장 가능성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다”며 “지분 가치 희석은 제한적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또 “코미코는 미국에 코팅·세정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코세라믹스의 최대주주는 코미코로,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다. 미코는 지난 2023년 자회사인 코미코에 미코세라믹스 지분 47.84%를 매각했고, 최근 미코가 가진 미코세라믹스의 교환사채 7.66% 중 70%를 코미코가 인수하면서 지분이 확대됐다. 삼성전자도 지분 13.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FI가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케이클라비스가 두 개의 펀드로 지분 18%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미코가 장기적으로 미코세라믹스를 합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합병을 추진하려면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며 “합병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회사는 주가가 기업 가치를 반영해 적정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