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고 오락가락 결정을 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국내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11일) 코스피지수의 하루 변동률은 평균 1.97%로 집계됐다. 당일 지수의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지수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크게 움직일수록 이 수치가 커진다. 이는 월별 기준 지난 2021년 2월(2.03%)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표시된 코스피지수./뉴스1

지난해 1월 1.15% 수준이던 코스피지수의 하루 변동률은 8월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한 ‘블랙먼데이’ 여파로 1.61%로 높아졌다. 이후 안정세를 보이며 올해 2월 1.02%로 낮아졌다. 그런데 이달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상호 관세를 발표한 뒤 세계 증시가 크게 출렁이자 국내 증시의 변동폭도 커졌다.

이달 7일 코스피 지수는 5.57% 폭락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가 시행되면 세계 경제가 크게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자산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 작년 8월 5일 ‘검은 월요일’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하면서 10일 6.6% 폭등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급등락했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때 커진다.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한 지난 7일 VKOSPI는 전날 대비 65% 급등해 작년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고치인 44.23를 기록했으나, 이튿날은 14% 급락해 37.83으로 떨어졌다. 9일엔 8% 급등해 다시 40선을 회복했으나 다음날 31% 급락해 28.20으로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