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주식시장에 대혼돈을 일으킨 한 주였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시장 참여자들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상호 관세 시행부터 90일 연기, 중국에 대한 최대 145% 관세 부과 소식 등이 연거푸 쏟아져 나오면서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피지수는 7일 2465.42로 시작해 11일 2432.72로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간 1.33%(32.7)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687.39에서 695.59로 소폭 오르며 한 주를 마쳤다.
결과만 보면 살짝 오르고 내린 수준이지만, 과정을 들여다보면 롤러코스터였다. 이달 7일 상호 관세가 시행되자 코스피는 5.57% 하락했다. 작년 8월 5일 ‘검은 월요일’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바닥을 찍은 코스피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하면서 10일 6.6% 상승했다.
하지만 10일 상승분은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율이 기존에 알려진 125%가 아닌 총 145%에 이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1일 다시 고꾸라졌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이런 패턴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번 주에는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예정돼 있다. 당초 시장은 5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국 성장률 하향 조정과 고환율 국면이 계속된 여파로 4월 금리 인하설도 흘러나온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4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는 0.01%포인트) 인하해 대외 수요 악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상호 관세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 변화가 나온다면 증시는 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당분간은 실적이나 물가 전망보다는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재빠른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자동차·철강에 대한 25% 관세, 전 세계 10% 보편 관세, 대중국 145% 관세율이 지속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관세 부과에 따른 실제 수요 감소 영향과 4월 물가 지표가 확인되는 5월 초중순 이후까지는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당분간 관세 영향을 지켜보면서 다음 투자 기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강경한 관세 정책은 언젠가 축소되겠으나, 일단 4~6월 협상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대선과 내수 부양, 관세 협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겠지만, 상승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