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국군 장병을 잡기 위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군의 공제조합인 군인공제회가 공고한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이 모두 뛰어들었다. ‘나라사랑카드’는 군인 전용 체크카드로 정부는 병역 판정 검사부터 군 복무와 제대 후 예비군 훈련 기간까지 급여와 각종 여비를 이 카드로 지급한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매년 약 20만명에 달하는 10~20대 남성을 8년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은행마다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000년 이후 태어난 현 군 장병들은 인터넷은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시중은행마다 미래 고객 유치에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래 고객을 손쉽게 유치하는 데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이 훌륭한 수단이라고 보고 6대 은행이 모두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금리 하락기에 실적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저(低)원가성 예금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도 나라사랑카드 유치 노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병장 월급은 10만원도 안 되는 시절이 있었지만, 꾸준히 올라서 올해는 150만원까지 올랐다”며 “이들이 쌓아두는 자금은 무시 못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사를 맡은 군인공제회는 각 은행이 장병에게 제공하는 혜택에 높은 점수를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은행들은 군의 마음을 사기 위해 다양한 군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10년 동안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따낸 KB국민은행은 나라사랑카드를 통해 현역병사에게 P.X(군부대 내 매점) 20%·대중교통 2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현역 복무 시 영내·외에서 당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상해보험 서비스도 무상으로 지원해 왔다. 공동 사업자인 IBK기업은행은 은행권 최고 금리인 연 8%를 제공하는 IBK장병내일준비적금을 내놨고, 장병 급여 압류를 방지하는 상품인 IBK장병급여안심통장도 출시했다.
처음으로 사업자 선정을 노리는 하나은행은 군 간부들이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군간부전세론’을 출시했다. 대상은 국방부 소속 현역 하사 이상 군 간부로 국방부로부터 추천서를 받으면 연 4% 초반 금리로 최대 3억6000만원까지 전세 자금을 모바일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역 장교를 대상으로 한 특별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575만장 정도가 발급됐다. 2007~2015년은 신한은행이 단독으로 사업권을 따냈고, 2016~2025년은 KB국민·IBK기업은행이 공동 사업자로 운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