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 종가와 비교해 56.72포인트(p)(2.26%) 하락한 2449.14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12.20p(-1.78%) 하락한 672.65를 가리키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90원 오른 147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부과 소식에 한국·일본 증시가 일제히 급락 출발했다. 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율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오전 9시 20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52.02포인트(2.08%) 내린 2453.84에, 코스닥지수는 7.01포인트(1.02%) 내린 677.84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00억원, 150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개인만 3700억원가량 순매수 중이다. 삼성전자(-2.5%)와 SK하이닉스(-3.8%), LG에너지솔루션(-4.7%) 등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4%, 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방산과 바이오 부문은 미국발 관세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4.4원 오른 1471원에 개장했다가 하락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도 3.2% 내린 3만4583.83에 거래 중이다. 도요타자동차가 5%가량 급락한 것을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iM증권은 이날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내용에 대해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했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보편적 관세율은 10%지만 이른바 ‘더티 15개국’ 등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특히 상호관세율 20%가 부과된 유럽연합(EU)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단 최악의 수준에 근접한 상호관세율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면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고 미국 경기 둔화 및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변수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충격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지난달 중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조정을 몇 차례 겪으면서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상호관세 리스크를 반영해왔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단기적인 주가 급락은 불가피하겠으나 상호관세발 주가 충격의 장기화, 추가적인 약세장 진입의 확률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