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X그룹(LX홀딩스(383800)) 회장이 아들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LG(003550) 주식 증여를 취소했다가 다시 증여했다. 이번이 두 번째다. LG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증여세를 아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구 회장은 구 사장에게 LG주식 157만3000주를 증여하기로 했다가 지난 25일 취소했다. 이어 이튿날 다시 증여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같은 물량의 LG 주식 증여를 처음 공시했다가, 같은 해 12월에 증여 취소 후 재증여를 했다. 시장에선 절세를 위한 것으로 본다.
상장 주식의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간 종가의 평균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세도 줄어든다. LG 주가는 지난해 3월 10만3600원을 정점으로 현재 6만원대까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 회장이 구 사장에게 처음 증여를 결정했던 지난해 9월 23일 전후 2개월 LG 종가 평균은 7만9490원이다. 첫 번째로 증여 취소 후 재증여를 했던 지난해 12월 18일 기준으로는 7만4532원으로 LG 종가 평균이 낮아졌다.
이번에 두 번째 증여 취소 후 재증여 전 2개월 LG 종가 평균은 6만9484원이다. 이날 종가는 6만5700원으로 더 떨어졌다. LG 주가가 현재 주가 수준을 5월까지 이어가면 종가 평균은 6만7600원 수준에 그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처음 증여하려고 했던 LG 주식 가치가 약 1250억원에서 약 1060억원으로 줄어든다. 증여세 최고세율(50%)로 단순히 계산하면 증여세 부담이 약 95억원 감소한다.
다만 앞으로 LG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증여세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LG 가 저평가 상태라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LG에 대한 투자의견을 밝힌 증권사 6곳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8만97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