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차에 접어든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전통 강자인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3월 말) 기준 토스증권의 해외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약 21.5%에 달했다. 지난 1월 19.2%보다도 상승했다. 이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유입되는 해외 주식 투자 거래액 기준이다.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월 거래액이 4조원(미국 주식 기준)을 넘었고,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초 3.4%대에서 올해 3월 21.5%까지 큰 폭 상승했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21년 11월이다. 불과 1년여만에 시장 점유율이 18.1%포인트(p)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인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현재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은 약 29%대다. 뒤를 이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엎치락뒷치락하며 2~4위를 겨루고 있다. 지난해 해외주식 시장점유율 2위였던 삼성증권은 1분기 기준 NH투자증권에 이어 3위로 밀렸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내놓았다. 또 낮 시간대에도 투자할 수 있는 ‘데이마켓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높여 고객 유치에 나섰다. 거래 가능한 해외 종목은 2021년 500여개에서 올해 3600여개까지 늘어났다. 토스증권의 수탁수수료는 2021년 47억원에서 지난해 450억원으로 852.8%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토스증권은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326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는 게 회사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인력 유치,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목표는 밝히지 않았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월말 160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올 3월말 기준 220명으로 늘었다. 토스만의 증권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개발, 상품, 마케팅 부문 직원부터 애널리스트까지 골고루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증권은 이달 중국 영상공유 플랫폼 ‘틱톡’ 출신 마케팅 전문가를 세 번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토스증권은 잦은 대표이사 교체에 대해 회사 성장 단계에 따라 토스증권이 집중하는 비즈니스를 이끌만한 전문가를 리더로 섭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승연 토스증권 신임 대표이사는 플랫폼 비즈니스와 모바일 제품에 특화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구글, 미탭스플러스 등을 거쳐 틱톡에서 한국과 동남아 지역 사업총괄을 지냈다.
회사 측은 올해 주식 거래 플랫폼 개선 및 투자 상품의 확장을 통해 보다 공격적으로 고객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는 WTS(웹 트레이딩 시스템)를 새로 내놓는다. 지난 2년간 MTS를 통해 선보였던 투자 경험을 PC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해외주식 옵션 투자를 쉽고 간편하게 선보이는 상품도 개발한다.
토스증권뿐 아니라 다른 국내 증권사들도 MTS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증권 등도 미국주식 주간 서비스 도입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를 꾀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현지 기업공개(IPO) 중개회사와 제휴해 국내 투자자가 미국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청약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계속 고객을 모으겠다는 의도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이니만큼 MTS 시장의 ‘게임 체인저’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 거래는 기존 증권사들이 강자라는 점만은 분명하다”면서도 “해외 주식 거래는 아직까지도 시장이 성장하는 단계라 얼마든지 판도를 바꿀 강자가 등장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