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개장날부터 폐장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서로 다른 투자 성향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외사랑을 드러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LG화학(051910)에 가장 많이 베팅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장날인 1월 4일부터 폐장날인 12월 30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1조1224억원이나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인 이유는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로 재미를 본 기억에 올해도 매수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올해는 유독 삼성전자의 주가가 떨어져서 저점 매수의 기회라고 생각한 것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올 한해 계속해서 출렁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좋지 못하다.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가(7만8300원)는 올해 고점(9만6800원) 대비 24%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LG화학의 주식에 가장 많이 베팅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이 사들인 LG화학 주식은 2조2473억원이다. 이외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에코프로비엠(247540) 에 7410억원, 삼성SDI(006400)에 6933억원을 베팅할 정도로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를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엘앤에프(066970), 천보(278280) 등 2차전지 관련주 또한 대거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정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전기차 인기가 덩달아 오르자 외국인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올해 테슬라 등 전기차 업종이 트렌드가 됐을 정도로 강세였는데 외국인은 이 트렌드에 따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테슬라 주가는 50% 가까이 올랐다. 루시드는 1년 간 주가가 270% 가까이 폭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전기차 보급대수가 점차 늘고있으며 2030년에는 총 자동차 보급대수의 12%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 신규 주식 투자자들이 늘었는데 신규 투자자들은 안정성 확보 때문에 삼성전자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망하지는 않겠지’라며 심리적 안도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외국인은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배터리 쪽으로 많이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