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스1

15일 코스피가 ‘서머 랠리’를 이어가며 2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마감했다. 지난 8일 3100선을 돌파한 지 일주일 만에 3200선을 넘어선 데 따른 차익실현 압력에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 강세가 이날 지수를 끌어올렸다. 원자력·방산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5포인트(0.41%) 오른 3215.28로 마감했다. 2021년 8월 11일 3220.62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5.83포인트(0.19%) 내린 3083.82로 출발해 오후 들어 상승으로 돌아섰다. 장중 최고가는 3216.01로 집계됐다.

기관의 차익 실현에도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장 초반 203억원어치 순매도로 출발했지만, 장 중반 사자로 전환해 28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사자로 출발한 개인은 장중 팔자로 돌아서며 33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사상 최고가 3316.08(장중 기준, 2021년 6월 25일)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 11일 낸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향후 2년 내 ‘5000피’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3200선 회복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 유입에도 상승으로 마감했다”면서 “전기·전자 업종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고, 방산 전력기기가 하방을 받치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지수 상승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의 주가 상승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84% 오른 6만3700원으로 마감했다. 전장 대비 0.32% 하락한 6만2300원 출발했지만, 매수세가 몰리며 6만3800원까지 올랐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 중국 판매를 승인했다는 점이 호재가 됐다. H20에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가 주로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에프에스티(036810), 심텍(222800) 등 반도체주의 주가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원자력 및 전력설비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AI·에너지 분야 관련 7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 발표 예정 소식에 두산에너빌리티(034020), LS ELECTRIC(010120), HD현대일렉트릭(267260), 일진전기(103590) 등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으로 마감했다.

방산주 주가도 상승했다. 전반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면서다. 지속되는 탄 수요에 영업이익 증가 전망이 나온 풍산(103140)의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17% 넘게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LIG넥스원(079550), 한국항공우주(047810)의 주가도 상승으로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마이크론발 HBM 공급 과잉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이외 자동차, 증권, 지주 관련주도 하락으로 마감했다. 특히 7월 3일 통과된 상법 개정안이 이날 대통령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삼성화재(000810) 주가는 6% 넘게 내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주와 정책주(상법), 그리고 소외주 순의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라면서 “특히 이달 하순 무렵부터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으로, 실적 재료를 모멘텀(계기)으로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코스닥지수도 상승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13.51포인트(1.69%) 오른 812.8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사자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11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38억원, 15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종목별로 바이오주 강세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당장 알파벳의 멧세라 지분투자 소식 등으로 경구용 비만치료제 기대감이 재반등하면서 펩트론(087010) 주가가 22% 넘게 올랐고, 디앤디파마텍(347850)의 주가도 15%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086520) 등 이차전지주를 제외한 8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으로 마감했다. 특히 코스닥시장 시총 1위 알테오젠(196170) 주가는 피하주사제 ‘ALT-B4’의 미국 특허 등록 기대감에 5% 넘게 올랐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전 거래일보다 2.90원(0.20%) 내린 1380.20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