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이 기사는 2025년 6월 2일 08시 4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유력 인수 후보 자리를 굳히는 가운데, SK 측에 ‘언아웃(Earn-out)’ 조항을 담은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아웃이란 기업 인수 합병(M&A) 계약에서 사용되는 조항으로, 매도인이 인수 후 대상 기업의 성과에 따라 매매 대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매수자가 대상 기업의 성과가 목표치를 달성하면 미리 약정한 추가금을 매도인에게 지급하는 식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KR은 지난 4월 진행한 예비입찰에서 SK에코플랜트 측이 원하는 가격에 가장 근접한 1조9000억원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중 5000억원은 매립장이 추가로 준공될 때마다 추가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언아웃은 주로 파는 쪽과 사는 쪽의 희망 가격 차이가 클 경우 활용된다. 매수인 입장에선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고, 실적 기반의 공정한 대가 산정이라는 장점이 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매각가로 2조원 수준을 원했고, 원매자들은 1조원대 중반을 희망해 왔다.

매각 대상은 SK에코플랜트의 환경관리 자회사 리뉴어스(옛 환경시설관리) 지분 75%와 리뉴원(옛 대원그린에너지) 지분 100%다. 두 회사의 자본은 약 72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200억원에 달한다. 리뉴어스는 수처리 기업, 리뉴원은 폐기물 소각 및 매립 회사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립장의 경우 인허가 변수가 있다 보니 폐기물 기업 인수·합병(M&A)에선 종종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매립장을 추가로 짓는 경우도 있고, 기존 매립장을 확장하고 허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KKR이 스틱인베스트먼트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만큼 인수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KKR은 현재 리뉴원와 리뉴어스 사업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전 단계인 가상데이터방(VDR)과 질문·답변(Q&A) 방식의 실사까지 마쳤다.

SK에코플랜트는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는 가운데, 본업과의 시너지가 적다고 판단해 환경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리뉴어스와 리뉴원을 포함해 2023년까지 총 4조원을 들여 15개 이상의 친환경 기업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3170억원, 4130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썼다.

내년까지 상장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1조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진행할 당시 투자자들에게 2026년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이자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다. 매각 측인 SK는 이달 중 한 차례 더 가격 제안을 받은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