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26일 16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서울과 경기도 핵심 업무 지구인 분당 등에서 우량 오피스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저금리 덕분에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던 시기 거래된 자산들이 펀드 만기 시점에 맞춰 재차 시장에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투자운용은 ‘케이리얼티제10호리츠’를 통해 보유 중인 을지트윈타워 매각을 위해 상업용 부동산 자문사와 회계법인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KT투자운용은 지난 2019년 10호 리츠를 설립한 뒤 을지트윈타워 A동을 인수한 바 있다.
10호 리츠의 운용 기간은 7년으로, 내년 6월 말 만기가 도래한다. 2019년 당시 KT투자운용은 을지트윈타워 매입을 위해 삼성화재로부터 금리 3.40% 수준에 약 2900억원을 차입했다. 최근 도심권역(CBD) 오피스 매물이 다수 출회된 데다, 향후 대규모 빌딩 공급이 예정된 만큼 비교적 빨리 매각 절차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을지로4가에 위치한 을지트윈타워는 지난 2019년 5월 완공된 자산이다. 연면적 14만629㎡(4만4355평) 수준의 대형 오피스다. 현재 대우건설, BC카드, 케이뱅크 등이 임차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임대율은 94.2%로 일부 공실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을지트윈타워의 매각 성사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CBD에는 시그니쳐 타워, KT&G 을지로 타워를 비롯해 서울스퀘어, 공평동 G1 오피스 등 다수의 오피스가 원매자를 찾고 있다. 게다가 명동역 인근에 연면적 약 6300평 규모의 남산N타워를 비롯해 약 4만3000평 규모의 공평 15·16지구 오피스가 개발될 예정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경기 분당업무권역(BBD) 핵심 오피스 자산인 분당두산타워 매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내년 초 펀드 만기를 앞두고 올해 내로 거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코람코 측은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한국투자증권이 딜로이트안진에 자문 업무를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코람코는 지난 2021년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한 분당두산타워를 약 62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코람코는 자금 마련을 위해 분당두산타워리츠를 설립했고, 해당 리츠에 주주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이 향후 자산 재매각 시 주관사 업무를 맡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1에 위치한 분당두산타워는 지하 7층~지상 27층, 2개 동, 연면적 12만8550㎡(3만8887평) 규모의 신축 오피스 빌딩이다. 2020년 준공 이후 두산그룹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매각 측은 자산운용사와 전략적 투자자(SI) 등에 투자설명서(Teaser Memorandum)를 배포하며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투자 설명서에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해 서울과 판교 등 수도권 전역으로 접근성이 우수하다”며 “특히 두산그룹의 통합 사옥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코리아가 100% 책임 임차 중인 만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임대수입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과 펀드 청산 일정에 맞춰 서울과 경기도 등 핵심 업무권역의 오피스 매물이 시장에 다수 나오는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소화할 곳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꾸준한 임대료 수입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았으나, 공실 우려가 커진 탓에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공실률은 1월 2.83%, 2월 3.06%, 3월 3.16%로 3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3월 공실률은 2022년 3월 3.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서울 일대에 대규모 신규 공급이 예정된 데다, 롯데건설과 DL그룹 등 다수 기업이 마곡 지구로 사옥을 옮기면서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