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26일 15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솔그룹이 스마트팩토리 기업 한솔코에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한솔그룹은 2020년부터 매출 다각화를 위해 여러 기업을 인수했는데, 실적이 나오지 않는 비핵심계열사들은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범삼성가(家)로 분류되는 한솔그룹은 최근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아래 아들과 사위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조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장녀인 고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의 삼남으로, 이 고문에 이어 2002년 한솔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솔그룹은 지주사인 한솔홀딩스(004150) 산하 계열사 중 매각할 만한 자산을 추려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코에버 외에도 손자회사를 포함해 2~3개 기업이 이미 매각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사업 다각화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계열사를 통해 같은 해 태윤익스프레스(현 한솔티씨에스), 이듬해 코에버정보기술(현 한솔코에버)·스티커스코퍼레이션(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2022년 성우엔비테크(현 한솔에코패키징) 등을 인수했다.

한솔코에버의 경우 인쇄용지 전문 유통업체 한솔피엔에스 자회사다. 한솔홀딩스 산하 한솔피엔에스가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다. 한솔피엔에스가 평가한 한솔코에버의 장부가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73억7700만원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이후 계열사별로 신사업을 찾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섰다”며 “지금은 실적이 안 나오는 곳들을 매각하고 정리하는 단계라 장부가치만이라도 받아내고 싶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솔코에버는 지난해 8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도 83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17.2%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4억6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솔그룹 계열사 전반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대상인 한솔페이퍼텍은 영업적자 폭이 커졌고, 한솔로지스틱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 줄었다. 주요 계열사이자 지분법이 적용되는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도 영업이익이 각각 41%, 32%씩 감소했다.

실적 부진에 따라 한솔홀딩스의 당기순이익도 감소했다. 그간 백억원대를 기록하던 당기순이익은 재작년 50억원, 지난해 16억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 경영 악화에 따라 지분법 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지난해 한솔홀딩스의 지분법 손실 규모는 101억원이다. 한솔제지(-93억원), 한솔홈데코(-40억원), 한솔인티큐브(-10억원) 등이다. 한솔테크닉스와 한솔로지스틱스(009180)가 그나마 손실 폭을 줄였다.

한솔그룹은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를 통해 ▲한솔제지(213500) ▲한솔페이퍼텍 ▲한솔홈데코(025750)한솔테크닉스(004710) ▲한솔피엔에스(한솔PNS(010420)) ▲한솔인티큐브(070590) 등을 지배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솔홀딩스 지분 17.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장남인 조성민 한솔홀딩스 부사장은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지만, 계열사 매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