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군인공제회 본사. /군인공제회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5월 23일 17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군인공제회의 엠플러스자산운용 매각 작업이 난항에 빠졌다. 앞서 한 차례 무산 후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원매자들의 낮은 가격 제시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부터 멈춰 섰다. 업계 일각에선 매각 일정 순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지난 14일 엠플러스자산운용 매각 2차 본입찰 진행 이후 2주 가까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기존 원매자 대상 재입찰로 빠르게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것과 대조된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 2008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에는 군인공제회의 자회사인 대한토지신탁이 운영하다 10년 전인 2015년 군인공제회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고, 최근 군인공제회의 자산운용사 정리 방침에 따라 매물로 나왔다.

몸값 눈높이 차가 매각 절차 중단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예비 입찰에 참여, 적격 인수 후보군에 오른 원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2차 본입찰에서 원매자들은 엠플러스자산운용 지분가치를 3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제시한 데 그쳤다.

군인공제회는 400억원 이상 몸값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눈높이마저 높아졌다. 앞서 첫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코발트인베스트먼트-VCM 컨소시엄이 전체 지분가치를 570억원으로 평가한 탓이다.

다만 코발트인베스트먼트·VCM 컨소시엄의 엠플러스자산운용 인수는 자금 조달 실패로 무산됐다. 엠플러스자산운용 지분 70% 인수 구조를 제안한 코발트인베스트먼트·VCM 컨소시엄은 이행보증금 명목의 계약금 20억원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2차 본입찰에서 일부 원매자는 엠플러스자산운용 전체 지분가치로 300억원 이하를 책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230억원에 약 1.2배 수준 멀티플을 적용한 것으로, 몸값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자산 운용사 거래는 순자산비율(PBR) 1.5배 수준으로 이뤄지는데,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자산운용사 수익성이 주춤한 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해 약 38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군인공제회가 엠플러스자산운용 매각 시점을 실적 개선 이후 미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펀드 관리보수가 수익의 기반이 되는 만큼 펀드 결성 여부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데, 지난해 펀드 결성이 부진했다.

올해 자본시장 ‘큰손’으로 불리는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를 재개하고 나선 점도 매각 시점 연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당장 국내 최대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투자금을 운용할 중소형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한편 엠플러스자산운용은 군인공제회 출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3000억원 규모 운용자산을 갖췄다. 부동산 임대, 개발, 해외 대체투자 및 기업금융이 핵심 사업 영역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전년 12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