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20일 17시 0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타이어뱅크 관계사 AP홀딩스가 저가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연내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감자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증자 및 감자는 인수대금 납입 기한인 9월 전후 완료될 전망이다.
◇ 최대 1000억 유증·감자 동시 진행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 AP홀딩스는 올 하반기 500억~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감자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는데,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유상증자와 감자는 상호 보완적인 회계적 효과를 가진다. 감자를 통해 자본금과 결손을 줄인 뒤 유증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81%에 육박했다. 자본잠식이란 자본총계(순자산)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뜻한다. 상장사의 경우 자본잠식률((자본금-자본총계)/자본금X100%)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완전자본잠식(자본잠식률이 100% 이상)일 경우 상장이 폐지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 LCC 회사들의 자본금이 300억~500억원 수준인 반면, 에어프레미아의 자본금은 1400억원이 넘어서 너무 크고 비효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와 감자의 동시 진행은 에어서울도 꺼내든 카드다. 에어서울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8주를 1주로 줄이는 감자를 동시에 의결한 바 있다.
◇회사 측 “현금흐름 문제 없어... 스페어 엔진 4대 추가 구입”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부터 항공기 정비 및 안전 점검으로 인한 결항을 몇 차례 반복했는데,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회사 측은 “오해일 뿐”이라며 “현금흐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엔진 정비를 롤스로이스 사에 위탁하고 있다. 정비가 필요할 때마다 롤스로이스에 보내고 500억~600억원짜리 스페어 엔진을 임시로 공급 받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는 이 방식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나, 지금은 글로벌 항공기 엔진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스페어 엔진 지급이 늦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엔진 정비는 롤스로이스에서 책임져야 하나, 스페어 엔진 지급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만큼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와 올해 2, 4월 세 차례에 걸쳐 스페어 엔진 세 대를 추가로 구입했다. 오는 7월에도 한 대를 더 구매할 예정이다.
한편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대명소노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데 1200억원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인수대금은 타이어뱅크가 AP홀딩스로 이전해 줄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CB) 발행 등이 유력한 안으로 거론된다. 지난 2023년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지분 30.42%를 JC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인수했을 때도 AP홀딩스가 발행한 CB 810억원어치 중 533억원어치를 타이어뱅크가 사들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