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5월 8일 15시 5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솔루스첨단소재(336370)가 룩셈부르크 법인 매각을 본격화한다. 룩셈부르크 법인은 전지박(이차전지용 동박)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기술력에 주목한 다수의 원매자가 인수 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 법인인 서킷포일룩셈부르크(Circuit Foil Luxembourg, CFL)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번 예비 입찰에는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가 참여했다. 이에 따라 매각 측은 한 자릿수의 숏리스트를 선정하는 대신 롱리스트(넓은 범위의 후보군)로 선회해 다수의 원매자에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매각주관사는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맡았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솔루스첨단소재는 2019년 두산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두산솔루스의 후신이다. 지난 2020년 말 스카이레이크에 인수된 뒤 사명을 솔루스첨단소재로 변경하고 구리를 활용한 전지박, 동박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1960년 설립된 CFL은 유럽 내 사실상 유일한 동박 제조 업체다. CFL은 2014년 두산그룹에 인수되면서 두산솔루스의 해외 생산법인으로 있었다.
국내 대표 전지박 업체인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국내 및 말레이시아 등에 생산 시설을 두고 중국 시장을 겨냥하는 사이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과 북미를 핵심 거점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유럽 내 LG에너지솔루션과 ACC(Automotive Cells Company) 등 주요 배터리 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자리 잡았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알짜 자회사인 CFL 매각을 추진하는 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수요부진(캐즘) 등 업황이 악화하면서 실적이 고꾸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576억원, 영업손실은 153억원을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실적이 추락하면서 스카이레이크의 인수금융에도 재무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했다. 주가도 2022년 고점을 찍은 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인 원매자들 대부분이 글로벌 펀드와 해외 기업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해외 법인 경영에 부담을 느끼면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 능력을 키운 데다 캐나다에 동박 생산시설을 착공하는 만큼 현재 매각이 가능한 매물은 룩셈부르크 법인밖에 없다”며 “다수의 FI와 SI가 인수 의향을 드러내면서 롱리스트를 선정해 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