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시장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벤처캐피털(VC)의 스타트업 신규 투자 규모가 3000억원 수준에 그치며 1년 전과 비교해 34% 줄었다. 지난 1월 47% 감소에 이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9일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국내 VC들은 지난 4월 총 69개 스타트업에 약 3046억원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개 스타트업에 4625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진 것과 비교해 금액 기준 34% 감소했다.
혁신의숲 운영사이자 VC 마크앤컴퍼니가 시드(seed) 단계 투자부터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 단계까지 국내 VC 및 기관 투자자들의 지난달 스타트업 신규 투자를 집계한 것으로, 기관 투자자 간 스타트업 구주 거래 등은 제외했다.
올해 들어 벤처투자 시장 위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내 VC들의 스타트업 신규 투자 규모는 지난 1월 3763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데 이어 2월 28% 감소, 3월 17% 감소 등으로 신규 투자 규모 순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4000억원 넘는 신규 투자가 집행되며 시장 회복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4월 벤처투자 규모는 다시 3000억원 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스타트업 1곳당 투자유치 규모 역시 약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51억원 대비 감소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으로 잘 알려진 K뷰티 스타트업 비나우가 9000억원 몸값에 600억원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IMM인베스트먼트 등 VC가 창업자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구주 거래로 파악됐다.
지난달 VC들의 투자가 가장 많이 집행된 분야는 ‘헬스케어·바이오’(672억원)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 바이오텍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 프로젠이 각각 290억원, 2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헬스케어·바이오 전체 투자유치 규모의 75%를 채웠다.
투자 건수를 기준으로는 ‘AI·딥테크·블록체인’ 분야 스타트업 14곳이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가장 많았고, 뒤이어 헬스케어·바이오(8건), 제조/하드웨어(6건) 순으로 나타났다. VC 중에선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가장 많은 4건 투자를 단행했다.
혁신의숲 측은 “스타트업 생태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지난 4월 신규 투자유치 스타트업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영양제 브랜드 운영사 닷츠코퍼레이션으로 소비자거래지수 급등을 기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