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영국 간 무역 협상 타결 소식에 힘입어 상승으로 출발했지만, 달러 강세에 영국 외 타 국가와의 무역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두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2.21포인트(0.09%) 내린 2577.27로 마감했다. 최고가는 2589.58, 최저가는 2571.20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7조7333억원으로 전일 10조2700억원과 비교해 2조5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8.45포인트(0.33%) 오른 2587.93으로 출발했다. 전일 미국과 영국의 무역협정 프레임워크 체결로 미국의 4월 2일 관세 부과 이후 첫 번째 무역협상이 타결된 게 호재가 됐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모두 상승했다.

협상 기대감은 그러나 강달러로 이어지며 코스피에 악재가 됐다. 특히 오전 원달러 환율이 1414원까지 상승하자 외국인들이 ‘팔자’로 돌아섰다. 이후 환율이 1400원으로 하락하고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보합권을 겨우 회복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협상은 주말 사이 진행될 미·중 고위급 협상”이라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3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말을 앞두고 경계심리와 차익실현 물량도 출현했다”고 말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금융투자를 포함한 기관이 ‘팔자’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18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이 4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도 76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진 못했다.

이런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코스피)는 어닝시즌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개별 종목 장세로 흘렀다. 영국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동차 수출 쿼터제를 얻었다는 소식에 현대차(005380)와 기아차 등 자동차주가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코스피 전체 936개 종목 중 339개 종목이 상승한 데 그쳤다. 넷마블(251270)이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1243.5% 늘어난 호실적을 기록하며 상승했고, 전일 에이피알(278470)에 이어 이날 한국콜마(161890)가 호실적을 발표하며 K뷰티가 강세를 보였다.

나머지 551개 종목의 주가는 하락했다. BGF리테일(282330)GS리테일(007070) 모두 영업이익 역성장으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만해도 각각 상승과 하락으로 엇갈렸다.

이날 코스피 주가 상승 종목 대부분은 정치 테마주가 차지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김문수 후보 테마주로 꼽히는 평화홀딩스(010770)평화산업(090080)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각각 14.85%, 13.63% 상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테마주로 꼽히는 경방(000050)도 8% 넘게 주가가 올랐다. 경방이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 운용사 HYK파트너스에 이 후보의 아들이 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외 AI, 임플란트 관련주도 테마주로 묶이며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7.07포인트(0.97%) 내린 722.52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전장보다 1.42포인트(0.19%) 오른 731.01로 출발했지만, 하락으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3013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종목별로는 전체 1713개 종목 중 541개 종목이 상승하고 1064개 종목이 하락했다. 상한가는 7곳, 하한가는 1곳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종목은 에스엘에스바이오(246250), 폴라리스AI파마(041910) 등으로 상당수가 이재명 대선후보의 임플란트, AI 정책 관련 테마주였다.

코스닥시장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사들의 점유율 감소 소식에 에코프로비엠(247540) 주가는 6% 가까이 내렸다. 이외 알테오젠(19617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주가도 약세를 기록했다. HLB와 파마리서치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