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17일 16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실적 부진으로 상장을 미뤄왔던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가 다시 코스닥 상장 채비에 나선다. 네이버웹툰을 최대주주로 둔 문피아는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도 받으며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그간 실적이 다소 주춤해 상장 시점을 미뤄왔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문피아는 최근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모회사인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이라는 큰 과제가 마무리된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면 상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문피아가 다시 상장에 시동을 걸게 된 계기는 실적 반등이다. 문피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0억원, 46억원을 기록했다. 재작년 영업이익이 2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는데,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뛰면서 기업공개(IPO)의 불씨를 살린 셈이다.
문피아가 IPO에 나설 경우 비교기업으로 유력한 기업은 디앤씨미디어(263720)다. 2022년 설립된 디앤씨미디어는 웹소설·웹툰 콘텐츠공급업자다. 지난해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시가총액은 2330억원이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단순 계산하면 문피아 몸값도 1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
문피아는 무협 작가 출신인 김환철 대표가 2012년 설립했다. 타 플랫폼과 달리 누구나 연재를 시도할 수 있어 웹소설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며 여러 슈퍼 지식재산권(IP)을 배출해 냈다. 지금은 드라마로 더 유명해진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표적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네이버웹툰으로 지분 57.78%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다.
네이버웹툰은 2022년 2월 문피아 지분 36.08%를 1082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에 대여해 준 약 900억원 현금을 문피아 주식으로 대물변제받아 확보한 물량이다. 앞서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21년 문피아 지분 28%를 850억원에 인수했다.
문피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숏폼 등의 콘텐츠가 발달하면서 한정된 사람들의 시간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서도 “올해 실적을 더 끌어올려 내년쯤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 이후 PEF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보호예수 기간 이후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펀드 만기 일정에 따라 계속 문피아 지분을 들고 있긴 어렵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네이버웹툰의 경우 일부 구주 매출을 할 순 있지만, 여러 웹툰·웹소설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웹소설 시장 규모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2024년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웹소설 플랫폼사 매출을 바탕으로 추정한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1조3500억원이었다. 이는 2022년 1조390억원보다 3110억원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