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15일 17시 4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인천광역시 북항 배후단지 내 물류센터 2곳이 매물로 나왔다. 준공 이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발생한 자산이다. 최근 공급 과잉으로 인해 물류센터 투자 심리가 악화한 터라 대주단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물류센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제이세상이 보유 중인 ‘인천 북항 F-3, 7 BL 물류센터’와 동행건설의 ‘인천북항 C1 저온 물류센터’ 등이다. 두 곳의 매각 희망가는 각각 약 1200억원, 800억원 수준이다.
최근 국내 물류센터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실 자산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도 대규모 공급이 지속되면서 수도권 소재 A급 물류센터 공실률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준공 이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물류센터들은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대주단 주도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제이세상이 보유 중인 물류센터의 대주단은 KB부동산신탁과 BNK투자증권, 웰릭스캐피탈, BNK자산운용 등이다. 지난 2023년을 기준으로 대출 금액은 총 840억원 수준이다. 시공사인 코스닥 상장사 SGC E&C(016250)도 운영 자금 목적으로 약 15억원을 빌려줬다.
동행건설 물류센터의 대주단은 롯데카드, 신한캐피탈, DGB캐피탈, 애큐온캐피탈, DB캐피탈 등으로 구성됐다. 대출 금리는 7.0~8.5%, 대출 총액은 약 520억원이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롯데카드(200억원)가 감정평가를 의뢰한 뒤 수탁자인 KB부동산신탁을 통해 매각을 진행 중이다.
두 물류센터는 모두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의 저온 창고다. 최근 상온 물류센터의 투심은 일부 살아나는 가운데 활용성이 낮은 냉동 창고는 외면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물류센터는 상온 17%, 저온 38%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인천 북항 배후단지는 국내에서도 공급 과잉이 유독 심한 지역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항 배후단지 내 물류센터의 거래는 극히 적은 수준이다. 최근 거래로는 작년 10월 SGC E&C가 우성도시개발의 저온 물류센터를 947억원에 인수한 건이 꼽힌다. 다만 이는 SGC E&C가 시행사에 신용 보강을 제공한 이후 임차인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채무를 떠안게 된 사례다.
글로벌콜드체인 발주를 통해 지난 2023년 준공한 저온 물류센터도 임차인 확보에 실패해 PF 대출 만기를 내년으로 연장했다. 작년 초 신한자산신탁이 같은 지역에서 매각을 추진한 물류센터는 최초 감정가(1160억원) 대비 절반(678억원) 수준에도 낙찰자를 찾지 못한 바 있다. 만약 KB부동산신탁도 매각에 실패할 경우 중·후순위 대주단은 온전한 자금 회수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주요 기관투자자와 잠재 임차인이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저렴한 부실채권(NPL)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우드캐피탈그룹과 워버그핀커스 등 해외 펀드들이 최근 국내 물류센터 투자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 물류센터 공급도 줄어드는 만큼 임차인 확보 가능성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