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10일 18시 0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가성비 요가복으로 인기를 끈 국내 2위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로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가 재개됐다. 지난 2021년 에코마케팅(230360)으로의 대주주 변경 후 가파른 실적 개선이 이뤄진 영향으로, 기업가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C 우리기술투자(041190)가 안다르 주주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우리기술투자는 약 10억원을 들여 기존 투자자가 보유했던 구주 3만7000여주를 주당 약 2만7000원에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가치는 포스트밸류 기준 1400억여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021년 5월 에코마케팅이 약 193억원을 쏟아 안다르 경영권 지분(약 56%)을 인수할 당시 전체 지분가치가 343억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4배로 몸값이 뛰었다.
지난해 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안다르 구주를 인수하며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약 50억원을 들여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역시 1400억원으로 몸값을 책정, 4% 내외 수준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VC들의 안다르 지분 투자는 에코마케팅의 경영권 지분 인수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안다르는 2015년 설립, 요가 강사가 만든 가성비 레깅스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지만, 사내 성추행 사건에 갑질 논란까지 겹치며 투자자 외면을 받았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2030 여성이 핵심 소비층인 레깅스 브랜드에 성추행 사건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당시 안다르 창업자인 신애련 대표의 남편인 오모 이사가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우리기술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안다르의 가파른 실적 개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주인에 오른 에코마케팅이 요가·필라테스복에 집중됐던 안다르 제품군을 골프웨어·테니스웨어 등으로 확장한 게 통했다.
실제 2021년 1144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691억원으로, 2023년 2026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을 넘어섰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2022년 12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327억원 이익을 냈다.
시장에선 우리기술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잇단 안다르 구주 인수 뒤에는 빠른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자리했다 보고 있다. 앞서 에코마케팅이 안다르의 경영권 지분 통매각을 검토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안다르의 기업공개(IPO) 재추진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 2022년 안다르가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까지 정한 채로 관련 절차를 중단해서다. 당시 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 위축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안다르 상장 시 2000억원 넘는 몸값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순이익 254억원에 젝시믹스 주가수익비율(PER) 8.77배를 대입한 수치로, VC 역시 엑시트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