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9일 15시 5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청담인베스트먼트의 피라인모터스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해를 넘기게 됐다.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판매 사업을 앞세운 피라인모터스의 상반기 중 상장 목표가 한국거래소 심사 지연과 지난해 실적 부진 영향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피라인모터스 상장은 초록뱀그룹에서 나온 청담인베스트먼트가 독립 2년에 만에 또 한번 회수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앞서 청담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큐알티에 투자, 투자원금 대비 1.2배 넘는 수익을 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라인모터스는 지난 7일 상장예비심사 자진 철회를 정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4개월 만으로, 상장 주관사 대신증권과 협의를 거쳐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피라인모터스는 당초 올해 상반기 중 상장이 목표였다. 상장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도 최소화했다.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을 진행, 2023년 말 기준 2776%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심사가 심사 철회를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피라인모터스가 수입·판매하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23년 폭우로 솟아오른 맨홀 뚜껑에 차체 바닥이 뚫린 전기버스가 피라인모터스의 ‘하이퍼스’였다.
피라인모터스는 국내 전기버스시장에서 현대자동차에 이은 2위 업체로 꼽힌다. 중국 버스 제조사인 하이거가 만든 전기버스를 국산 대비 1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저가 전략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지만, 계속해서 안전성 문제에 시달렸다.
청담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4월 200억원을 투자해 피라인모터스 주요 주주에 올라선 점도 한국거래소 심사 기조 강화로 이어졌다. 청담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이 초록뱀인베스트먼트인 탓에 한국거래소는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과의 연관성을 살피기도 했다.
실제 청담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초록뱀인베스트먼트다. 지분 100%를 보유하던 초록뱀컴퍼니가 2023년 아시아홀딩컴퍼니에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아시아금융그룹이 자회사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적마저 꺾였다. 지난해 전기버스 판매량이 4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하면서 매출도 소폭 증가했으나, 순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일부 모델을 국내에서 생산한 데 더해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다.
실적 악화로 상장 후 시가총액 추정치도 기존 목표 대비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청담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상장 후 시가총액으로 최소 2500억원 이상을 바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당시 기업가치 1400억원의 1.8배 수준이다. 증시 환경이나 사업 상황은 결코 지난해보다 좋지 않지만, FI들의 눈높이만 높아진 것이다.
피라인모터스는 올해 특장차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내년 재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청담인베스트먼트와 같은 시기 투자자로 나선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딥다이브파트너스의 투자 기간이 1년 남짓으로 짧아 회수에 여유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피라인모터스의 최대 주주는 김만용 대표로 약 24.11%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FI인 청담인베스트먼트와 딥다이브파트너스는 각각 10% 후반 수준 지분을 보유했다. 지난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1719억원,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