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9일 15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중구 KT&G 을지로타워가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나섰다. KT&G는 사업구조 재편(리밸런싱)을 위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G가 보유 중인 서울 을지로타워 매각 자문사 삼정KPMG는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입찰을 시작했다. 매각 측은 4월 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중구 초동 106-9번지에 소재한 을지로타워는 2014년 KT&G가 골든브릿지파트너스로부터 약 612억원에 인수한 자산이다. 연면적 1만8188.7㎡, 지하 4층~지상 14층 규모의 우량 오피스로 꼽힌다. 앞서 매각 측이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수십 곳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최근 종로·광화문 일대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매물은 매도자와 원매자 간 눈높이 차이로 매각이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지난해 말 서울 중구 트로피에셋(상징성 있는 자산)으로 꼽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입찰을 두 차례 진행한 뒤 결국 매각을 철회했다. 을지로 씨티센터타워도 최근 입찰을 취소했고, 서소문동 퍼시픽타워도 매각을 접고 펀드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형 수준의 을지로타워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새로운 사옥을 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높고, 1조원대가 넘는 대형 오피스에 비해 자금 조달이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을지로타워 매각 측은 원매자들에게 3.3㎡당 2700만원의 매매 희망가를 제시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약 1500억원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역과 달리 신축 오피스 공급이 예정된 도심권역의 매물은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시장 자금이 마른 터라 대형 오피스보다는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중소형급 오피스가 선호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재 을지로타워는 CJ푸드빌, 존슨콘트롤즈인터내셔널코리아, 케이지엘, 씨디네트웍스, BGF리테일 등이 임차 중이다. 이미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만큼 안정적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전략적 투자자(SI)뿐만 아니라 부동산 펀드와 리츠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각 측은 매수자의 임차 수요를 고려해 13층 일부와 14층은 공실을 유지하고 있다.
KT&G는 담배 사업으로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201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경기도 과천 지식산업센터, 인천 청라 의료복합타운 개발사업 등에 투자한 것은 물론,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 수원의 지분을 신세계프라퍼티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앞서 분당타워는 페블스톤자산운용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