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VC)의 스타트업 신규 투자 규모가 올 들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치 불확실에 회수 불안 지속 영향으로 지난 1월 47%, 2월 28% 감소에 이어 재차 17% 감소했다. 그나마 인공지능(AI)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투자가 몰리며 감소 폭은 축소됐다.
3일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 운영사 마크앤컴퍼니가 지난 2월 한달 동안 국내 VC들의 벤처투자액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81개 스타트업이 4094억원 넘는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전년 동기 87곳에 4928억원이 몰린 것과 비교해 약 16.9% 감소했다.
시드(seed) 단계 투자부터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 단계까지 국내 VC 및 기관 투자자들의 각 라운드별 스타트업 신규 투자를 모두 집계한 것으로, 기관 투자자 간 스타트업 구주 거래는 제외했다. 스타트업 1곳당 투자 유치 규모는 51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의 보수적 투자 행보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지난 1월 3763억원 투자가 집행되며 1년 전 7123억원과 비교해 47% 넘게 급감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신규 투자 규모가 지난해 2월 대비 28% 줄어든 2848억원 수준에 그쳤다.
앞서 올해는 벤처투자 시장이 차츰 되살아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섰고, 지난해 말 IMM인베스트먼트가 3000억원 규모의 대형 벤처펀드를 결성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돼서다.
탄핵 정국 등 정치 불확실성이 벤처투자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기조 강화 등으로 상장 후 투자금 회수도 쉽지 않아지면서 VC들이 신규 투자처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지난달 4000억원 넘는 신규 투자가 집행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전월 대비로는 44%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 2월에는 전월 대비로도 24% 넘게 신규 투자가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투자 감소 폭도 지난달 약 17%로 축소했다.
AI·딥테크 분야로 1229억원 넘는 VC 자금이 몰린 게 지난달 전월 대비 투자 규모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생성형 AI 플랫폼 ‘뤼튼’을 운영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로 830억원 규모 신규 투자가 몰렸다. 지난달 전체 신규 투자 규모의 약 20%를 홀로 담당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번 신규 투자유치는 지난해 6월 프리B를 잇는 시리즈B 라운드로,비알브이캐피탈매니지먼트, 캡스톤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VC가 대거 투자자로 나섰다. 이외 굿워터캐피털, 제트벤처캐피털 등 외국계 VC도 이름을 올렸다.
뤼튼테크놀로지스에 이어 가장 많은 투자가 몰린 곳은 바이오 뷰티 기업 셀락바이오였다. 셀락바이오는 필러 개발 및 생산 전문 기업으로 총 540억원 투자가 몰렸다. 이외 물류 배송 서비스 운영사 부릉이 신한투자증권으로부터 3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지난달 가장 많은 투자(건수 기준)를 집행한 곳은 VC가 아닌 초기 투자를 주로 하는 AC로 집계됐다. AC 더인벤션랩이 가장 많은 5건(어반데이터랩, 카본엔네이처, 더마레, 더케이컴퍼니, 에이치메딕기어)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한국산업은행과 AC 씨엔티테크가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