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2일 17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방산용 모션컨트롤 전문기업 MNC솔루션(엠앤씨솔루션(484870))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30억원 가까운 미청약 물량을 떠안았던 KB증권이 반전 실적을 쓰게 됐다. 상장 후 두달 넘게 공모가를 밑돌았던 MNC솔루션 주가가 올해 들어 반등, 주당 8만원을 넘어서면서다. 실권으로 떠안게 된 MNC솔루션 주식은 보호예수를 적용받지 않지만, KB증권은 아직 보유 중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보유한 MNC솔루션 지분 1.9% 가치는 이날 종가 7만5400원을 기준으로 약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당 6만5000원에 MNC솔루션 주식 4만6035주를 약 30억원에 인수한 지난해 12월 최초 취득 당시와 비교해 16% 증가했다.
KB증권에 MNC솔루션은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상장 대표 주관사로 K방산 대표주자라는 점을 내세워 기업공개(IPO)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총 4만9611주의 실권주가 발생했고, KB증권이 92.8%를 떠안았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공모주 시장 침체에 12·3 계엄 사태 불확실성까지 겹친 게 악재가 됐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이후 KB증권은 MNC솔루션과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8만원)보다 19% 내린 6만5000으로 조정했지만, 실권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일반 상장 기업 중 실권주가 발생한 새내기주는 MNC솔루션이 유일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사주 청약에서 3만3853주가 미청약됐고, 일반 청약에서도 미처리 물량 1만3853주가 발생했다. 여기에 기관 투자자 미납입 물량 3000주까지 더해지며 실권주가 늘었다.
상장 후 주가 흐름도 KB증권의 부담을 키웠다. MNC솔루션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3% 하락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말에는 종가 기준 4만2850원까지 내렸다. 30억원에 떠안은 KB증권의 MNC솔루션 지분 가치는 19억원이 되기도 했다.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글로벌 방위비 증대 기대감을 타고 방산주 전반의 주가가 오르면서다. 특히 MNC솔루션은 국내 방산의 주력 수출품인 K9과 K2, 천궁2 모두에 구동장치를 공급하는 K방산 숨은 강자로 꼽히며 주가가 8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KB증권은 주당 8만원선에서 MNC솔루션 보유 지분 처분을 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실권주 4만6035주를 주당 6만5000원에 인수한 것을 고려하면 8만원선 처분 시 18% 넘는 추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는 약 6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해 MNC솔루션 상장 주관 수수료로 공모금액의 1.7%에 해당하는 약 25억원을 챙겼다. 당시 상장 대표 주관 기본 수수료로 공모 금액 대비 1%가 책정됐지만, MNC솔루션은 실권주 인수 보상 등을 고려한 성과 보수 차원의 추가 수수료 지급을 진행했다.
여기에 MNC솔루션 보유 지분 처분 수익을 더하면 KB증권은 MNC솔루션 상장으로 총 31억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KB증권이 주관한 공모 규모 기준 최대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 수수료가 1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운 수익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MNC솔루션 상장 당시 실권주를 떠안은 주관사들이 손실을 볼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정반대 상황이 됐다”면서 “인수단으로 참여해 1788주(약 1억원)의 실권주 물량을 매입했던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수익을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의 실권주 잔혹사도 반전을 맞게 됐다. 바이오 기업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이 대표적이다. KB증권은 지난 2022년 2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엔지켐생명과학의 실권주를 총액 인수 방식으로 떠안았다가 주가 하락으로 약 300억원 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이 딜을 주도했던 연 모 상무는 결국 유안타증권으로 회사를 옮겼다.
KB증권은 또 2022년 9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WCP)의 상장 이후 떠안은 공모주로 1년 넘게 골치를 앓았다. 상장 후 주가 하락으로 상장 주관사인 KB증권으로 환매청구권이 발동됐고, 주당 6만1486원에 인수한 WCP 주가가 3만원으로 급락하며 평가손실을 크게 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