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2월 3일 17시 3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핀테크 업계 기대주로 불렸던 뱅크샐러드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지만,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뱅크샐러드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투자금 유치 과정에서 몸값이 너무 뛰어오른 점이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최근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돌입했다. 2026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올해 실적을 대폭 개선한 뒤 시장의 평가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는 선정했지만, 시장에서 6000억원이 넘는 몸값을 받아내야 해 난관이 예상된다. 뱅크샐러드는 지난 2022년 진행한 시리즈D 투자 유치에서 SKS프라이빗에쿼티(PE)와 KT(030200), 기아(000270) 등으로부터 135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는데, 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뱅크샐러드가 기업가치 최소 6000억원에는 상장해야 하는 셈이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보다 낮은 몸값에라도 증시에 입성하려 했지만, 기존 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올해 초 IPO 계획을 철회했다.
기업가치를 맞춰 상장하더라도,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주식을 팔 수 없어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해 지속해서 투자금이 묶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신규 상장 기업의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은 해당 기업 주식을 상장일로부터 6개월 동안 매도할 수 없다.
◇ 실적 개선세지만… 여전히 적자 늪
뱅크샐러드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6000억원은 여전히 도전적인 기업가치다. 매출은 지난 2021년 34억원을 기점으로 2022년 43억원, 2023년 67억원, 2024년 3분기 누적 133억원까지 성장했다.
당기순손실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9년 177억원 ▲2020년 271억원 ▲2021년 418억원 ▲2022년 455억원 ▲2023년 2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4년 3분기까지도 1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2024년 기준 흑자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뱅크샐러드는 시리즈D 투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198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15년 19억원 규모의 시드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KB인베스트먼트와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이 2017년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이어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고, 2019년 진행한 시리즈C 투자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으로부터 450억원을 확보했다.
2013년 출발한 뱅크샐러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흩어진 금융자산을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다. 토스 등과 함께 핀테크 업계 유니콘 기업 후보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기준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는 1400만이다. 김태훈 대표가 지분 28.44%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SKS PE(21.25%)와 KT(5.59%)가 주요 주주로 있다.
한편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11월 ‘월 기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2022년 마이데이터 정식 도입 이후 첫 흑자 전환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지속 양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상장 시기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주주와는 적정한 시장가치로 평가받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