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 사옥. /중부발전 제공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4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국중부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자회사인 상공에너지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모회사인 한국전력과 5대 발전사의 누적 적자가 심해짐에 따라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공기업 재정 건전화 계획에 따라 공기업에 자산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중부발전은 상공에너지 경영권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제한적 경쟁입찰을 통해 자문사 선정을 완료한 뒤 내년 초중순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중부발전과 재무적 투자자(FI)인 크레딧에너지제일차가 각각 보유 중인 상공에너지 지분 85%, 14.3% 등 총 99.3%다. 중부발전은 크레딧제일차 지분을 직접 인수한 뒤 동반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중부발전의 상공에너지 지분 취득가액은 636억원 수준이다. FI 지분을 포함한 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000억원 수준에서 매각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딧에너지제일차는 상공에너지 지분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당초 하나파워유한회사가 보유 중이던 상공에너지 지분을 2015년 교보증권이 설립한 에이비에프티인프라개발이 인수했고, 크레딧에너지제일차가 이 지분을 약 223억원에 다시 매수했다. 크레딧제일차의 업무수탁자는 교보증권, 자산관리자는 부국증권이다. 당시 중부발전은 에이비에프티인프라개발에 연 4.5%의 복리 수익률을 보장해 줬고, 크레딧제일차가 해당 지분을 인수하면서 보장 수익률 연 4.8% 수준으로 주주 간 계약을 변경했다.

상공에너지는 성형고체연료(Refuse Derived Fuel) 등 신재생에너지를 주 연료로 전기와 증기를 생산해 판매하기 위해 2007년 전북 익산에 설립된 집단에너지 발전사다. 당시 익산상공회의소 회원 기업인 만도와 LG화학 등이 출자에 참여하며 익산시 제2산업단지 내 기업들에 전기와 증기를 공급했다. 현재는 익산뿐만 아니라 세종과 원주에 사업장을 세우고 RDF 열병합발전소 운영뿐만 아니라 전력 생산과 열 공급, 발전소의 정비·운전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발전사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지만, 중부발전은 상공에너지의 적자가 지속되는 만큼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하고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상공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330억원에 영업손실 15억원을, 올해 3분기까지는 매출액 276억원과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상공에너지의 적자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RDF의 높은 원가와 생산한 전기 및 증기를 특수관계자인 전력거래소와 산업단지 기업에 할인해 매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년 발생하는 10억원대의 이자 비용도 적자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중부발전은 상공에너지 외에도 유럽 신재생에너지 기업 지분 등을 내년부터 매각할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인 볼더솔라3 지분 30%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