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iM뱅크가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인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에 맞춰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고삐를 조이겠다는 취지다. 앞서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가계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은행권은 신규 대출 증가를 억누르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는 내달 1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한다. 기존에 iM뱅크는 생활안전자금 대출 한도를 따로 두지 않았다.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맡기되, 차주(돈 빌리는 사람)가 주택 구입 용도 외 목적으로 돈을 빌리는 약정 대출이다. 추가 주택 구입을 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하면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생활비를 빌릴 수 있다.

iM뱅크는 같은 날 수도권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인다. 만기가 짧아지면 해마다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주담대 만기는 40년을 유지하기로 했다. iM뱅크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이미 대출 한도 축소에 돌입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5일부터 대면·비대면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했다. MCI와 MCG는 주담대를 받을 때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할 수 있어 실제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 주담대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였다. 주담대 우대금리도 0.25%포인트 낮춰 일부 차주의 한도를 줄이는 효과를 냈다.

최근 은행들이 주담대 문턱을 높이는 이유는 금융 당국 지침에 따라 신규 대출 증가를 억누르기 위함이다. 내달 1일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행되면 전 금융권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이에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5월 한 달에만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원가량 증가했다. 이달에도 가계대출 잔액이 6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 당국은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취급 현황을 보고 받고 현장점검 일정을 조율하는 등 고강도 관리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적용 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 금융 당국의 관리 기조가 엄정해 개별 은행들이 추가 조치를 병행하고 신규 대출 규모를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