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제공

국내 게임 유저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대형 게임사 넥슨이 자사의 대표적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블록체인 버전을 오늘 출시합니다. 블록체인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상자산, 즉 코인도 발행합니다. 대기업의 가상자산이라면 잘될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상자산 홀더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5일 넥슨의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는 가상자산 NXPC를 이날 오후 중 국내 원화거래소 업비트, 빗썸에 동시 상장합니다. 정확한 거래 시작 시점은 추후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쿠코인, 게이트아이오 등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이날 3시 상장됐습니다. 여러 거래소에서 한 번에 상장한다는 건 그만큼 기대 가치가 큰 가상자산이라는 의미입니다.

넥슨이 발행한다는 이 코인의 정체는 무엇인지는 NXPC를 설명하는 백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NXPC는 시가총액 11위 아발란체 메인넷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넥스페이스가 제작하는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과 블록체인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기반이 되는 기축통화입니다.

메이플스토리N도 이날 상장과 함께 정식으로 출시됩니다. 기존의 메이플스토리처럼 사냥과 퀘스트를 통해 경험치를 얻고 아이템을 얻으면서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는 전통적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방식의 게임 구조는 유지됩니다. 하지만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됐습니다. NFT의 특성 덕분에 소유권 증명과 희소성, 아이템의 영구성 등이 보장되죠.

인게임머니는 메소 대신 네소가 됐고, 기존의 캐시샵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에 외부 시장, 네소로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가 생겼습니다. 메이플스토리N에서도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와 동일하게 게임을 즐기게 되는데요, 이중 획득한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민팅·디지털 자산을 블록체인에 등록하는 과정) 실질적인 자산처럼 소유하거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타인과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넥슨 첫 블록체인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넥슨 제공

NXPC와 네소의 환율(교환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블록체인 위의 스마트 계약을 통해 환전됩니다. 따라서 기존 게임에서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일정한 확률로 얻게 되는 한정 아이템을 NFT화해서 마켓에서 팔고,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까지 할 수 있게 됩니다. 네소가 부족하거나, 원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바이낸스 등 거래소를 통해 NXPC를 구입해 환전해서 활용하는 방법도 가능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메이플스토리N은 국내에서 즐길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며칠 전부터 많은 유저들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해 사전 다운로드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정식으로 플레이는 어렵다 해도, NXPC 홀더들은 메이플 유니버스 생태계 활성화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넥슨은 원활한 구동을 위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두 번째 테스트에는 약 50만명이 넘는 테스터들이 참여했으며, 최대 일일 활성 이용자(DAU)는 24만명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메이플스토리가 글로벌 사용자 1억8000만명을 확보했고, NXPC가 게임 내에서 실제로 쓰이는 가상자산인 만큼 사용자 기반도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넥슨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인게임 머니의 현금화와 NFT의 활용도는 높지만 게임의 본질인 흥미를 생각한다면 이전 메이플스토리와 달라진 점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위믹스 사태 등 국내산 가상자산에 대한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입니다.

국내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 인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블록체인 게임들은 수익성 부진으로 거의 다 사업을 접었는데 넥슨이라는 대기업이 탄탄한 토크노믹스를 구축해 도전한다 하니, 성공적인 케이스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