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일러스트. /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에 합의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은 3개월 만에 10만달러를 회복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도 대부분 오르고 있는데,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일주일 새 40% 가까이 상승했다.

1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10만253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 전 대비 8.46% 상승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10만9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며 7만달러 선까지 밀렸다.

다행히 최근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다시 한번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최근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미국이 국가별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첫 번째 합의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미·중 관세 합의가 이뤄졌다. 양국은 상호 관세를 10%로 대폭 낮추고, 이를 14일부터 90일간 적용하기로 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다시 호황에 접어들었다. 이날 같은 시각 리플은 전날보다 2.7%, 일주일 대비 16.25% 오른 2.46달러를 기록했으며 솔라나 역시 일주일 전 대비 16.78% 오른 169.22달러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높은 밈코인의 대표 주자 도지코인은 일주일 새 30%가 넘게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하지만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가상자산은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은 일주일 전 대비 35.61% 오른 24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이더리움은 개당 2529달러에 거래되면서 일주일간 상승률 39.2%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일요일인 11일에는 한때 258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더리움의 급등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외 무역 환경 변화 및 기술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짚고 있다. 이더리움이 최근 단행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펙트라’는 10개가 넘는 이더리움 개선제안(EIP)을 포함한다. 주요 개선제안을 살펴보면, 검증자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최대 한도를 기존 이더리움 32개에서 2048개로 대폭 상향하면서 운영 비용과 효율성이 개선됐다.

또한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 데이터 복사 속도를 향상하는 등 이번 업그레이드는 거래 수수료 인하와 네트워크 효율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상자산의 실용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의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레이어2 거래 수수료 절감과 스마트 계약 기능 강화는 단기 가격 상승뿐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레이어2란 이더리움 메인넷(레이어1) 위에 구축되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설루션이다. 다만 이번 업그레이드 효과가 실제 네트워크 사용량 증가나 온체인 거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엄상현 디스프레드 그로스 리드는 “이더리움의 가격은 그동안 부진했던 기저 효과와 이더리움 재단의 경영진 교체와 비전 발표, 성공적인 업그레이드로 신뢰를 회복하는 단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더리움을 장기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이더리움 스테이킹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