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이 아시아 각국의 모바일 기반 소액지급결제서비스를 연결하는 ‘허브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그간 해외 QR 결제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비자 등 글로벌 브랜드의 인프라를 대체해, 국내 금융사·핀테크가 수수료 등 서비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박종석 금융결제원 원장이 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만나 소액지급결제서비스의 국가 간 연계를 위한 허브시스박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제공

박종석 금결원 원장은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내 금융사·핀테크가 아시아 각국 소액지급결제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허브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결원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지급결제시장에서는 대표 지급결제시스템 간 직접 연계와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소액지급결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금결원은 허브시스템을 통해 해외 QR 결제, 카드리스(Cardless) 현금입출금기(ATM) 등 모바일 기반 소액지급결제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해외 QR 결제는 모바일 앱으로 해외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내고객의 해외결제(아웃바운드)와 해외고객의 국내결제(인바운드)를 모두 지원한다.

카드리스 ATM은 플라스틱 카드 없이 모바일 앱으로 해외 ATM에서 현지 통화를 인출하는 서비스다. 현금 결제만 가능한 가맹점에서 해외 QR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완한다.

금결원은 우선 연내 인도네시아에서 해외 QR 결제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수립했다. 이후 아시아 지역 지급결제협의체(APN) 회원국들과 협력해 베트남과 같은 교류가 활발한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연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APN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한국·중국·일본·미얀마·스리랑카·네팔 등 12개국 지급결제기관이 모인 협의체다.

박 원장은 “허브시스템 인프라를 통해 금융사와 핀테크들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금융사 등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허브시스템 인프라에 적합한 라이센스를 보유한 사업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함으로써 국가 간 지급결제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내 금융사, 핀테크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국제브랜드의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결제·현금인출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거래금액의 1% 내외)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금결원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실물 신용·체크카드를 모바일기기와 연계해 인증할 수 있는 ‘트러스트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로 전자금융사기나 해커 등의 공격으로부터 고객의 금융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원장은 “트러스트원 서비스는 IC칩이 내장된 실물 신용·체크카드를 직접 본인 스마트폰에 접촉(태깅)하면 인증이 자동으로 되는 서비스”라며 “보안카드(OTP) 없이도 모바일 중심 지급결제의 금융안전성 문제를 상당 부문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