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뉴스1

서민들의 급전 대출 창구인 카드론 금리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 이어 리볼빙 금리(수수료율)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5% 후반이던 리볼빙 금리는 올해 17%까지 상승하며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19%에 육박한 지 오래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자가 갚아야 할 카드 대금 중 일부를 다음 결제일로 넘기는 이월약정제도다. 카드사들은 결제를 미뤄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리볼빙 이용자 다수가 카드 대금을 갚지 못하는 저신용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고객이 19%의 이자율을 감당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7.17%로 전년 동기(16.93%)보다 0.24%포인트 상승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월별 리볼빙 금리를 공시하기 시작한 2022년 8월(15.97%)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올랐다.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19%를 돌파할 기세다. 지난달 신용점수 700점 이하 고객에게 적용된 평균 리볼빙 금리는 18.89%다.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23년 7월(18.41%)부터 줄곧 18%를 유지하며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 사옥 전경./조선DB

리볼빙 금리 산정 방법은 구체적으로 공개돼 있지 않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코픽스(COFIX)라는 지표 금리에 가산·우대 금리 등을 적용해 정해지는데, 리볼빙 금리는 지표 금리가 제시돼 있지 않다. 카드사의 리볼빙 설명서에도 5~20% 사이에서 개인 신용 점수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고만 기재돼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리볼빙 금리는 카드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지난달 기준 가장 높은 리볼빙 금리를 적용한 전업 카드사는 롯데카드(18.45%)로, 가장 낮은 삼성카드(15.72%)와 비교해 2.73%포인트 벌어져 있다. 비씨카드는 16.38%였고, 나머지는 17% 수준이다. 은행의 경우도 최소치(15.95%)와 최대치(18.97%)의 차이가 크다.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비용이 줄었지만 리볼빙 금리는 내리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하자, 여전채 금리는 2023년 4% 후반, 지난해 3%, 올해 2%로 하락했다. 반면 리볼빙 금리는 지난해 10월 17.06%에서 소폭 상승하며 역주행했다.

카드사가 리볼빙 금리를 낮추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2년 적격 비용 산정 제도 도입 이후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 등이 하락하자, 부업인 대출 등 이자 수익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전년보다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